'5명 사망' 이천 화재 강제수사

철거업체·관리소 등 7곳 압색
골프장 업주 등 36명 불러 조사
철거작업 3명 휴대전화 분석도

시, 현은경 간호사 의사자 추진
5일 오후 환자와 간호사 등 5명이 사망한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병원 화재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 지난 5일 오후 환자와 간호사 등 5명이 사망한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병원 화재 현장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경찰이 5명이 숨진 이천시 학산빌딩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건물관리사무소 등 7곳을 압수수색 하고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두차례 현장감식에서 화재 원인이 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한데다가 CCTV도 없어 화재 원인을 밝히는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8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A철거업체와 건물 관리사무소, 병원 등 7곳을 압수수색해 철거 공사 계획 등 서류를 확보했다. 또 철거작업에 참여한 작업자 3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골프연습장 업주와 철거 관계자, 피해자 등 36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3층 스크린골프연습장 첫 번째 호실에서 불이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골프연습장 전체 중 첫번째 호실만 전소했기 때문이다.

▲ 이천 관고동 병원 건물 화재사고 건물 면적 및 위치도./사진제공=연합뉴스
▲ 이천 관고동 병원 건물 화재사고 건물 면적 및 위치도./사진제공=연합뉴스

당시 스크린 골프연습장에선 작업자 3명이 시설 철거작업을 하고 있었다. 내부 바닥과 벽면 등을 뜯어내는 작업이다. 작업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당시 첫 번째 호실에선 작업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작업 도중 용접 절단기나 토치 등 불꽃을 이용한 도구 사용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경찰이 화재 당일인 5일 오후 진행한 1차 현장 합동 감식에선 스크린 골프연습장 안에 불꽃을 일으킬만한 작업 도구가 발견되지 않았다. 불이 난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셈이다. 불이 난 3층엔 CCTV도 없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날도 소방당국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2차 현장 감식에 나섰으나, 특이점을 찾지 못했다. 다만 불이 3층에서 4층으로 확산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누전 등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한편 작업자들의 과실 가능성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확인된 사항이 없어 화재 원인을 확정하기 어렵다”며 “국과수 감정과 수사 상황을 토대로 최종 판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5일 오전 10시20분쯤 이천시 관고동 한 건물에서 불이 나 4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불로 숨진 5명은 모두 4층 병원에서 발견됐다. 사망자 4명은 환자이고, 1명은 간호사이다. 이들은 이천의료원에 안치됐다. 42명은 중경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천시는 이번 화재에서 환자 곁을 지키다 미처 대피하지 못해 숨진 간호사 현은경(50)씨의 '의사자(義死者) 지정'을 추진 중이다.

/홍성용·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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