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3억씩 떨어졌다는 뉴스보고 집보러 오시는 분은 몇몇있지만, 실제론 그런 매물은 없으니 종결이 안되죠. 그 13억원에 팔렸다는 매물, 제가 도와드린건데 가족간 거래였어요. 급매도 그 가격으론 안나와요.”

최근 동탄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금리 인상이 집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금리가 조금 오른다고 해서 팔려는 사람들이 집값을 수억씩 낮춰 내놓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사려는 사람들은 언론 등에서 보도한 'X억 뚝 떨어졌다'는 뉴스를 보고 부동산을 찾지만 가족간 거래가 아닌 이상 급매도 그 가격으론 나오지 않아 집주인이 원하는 가격과 매수 희망 가격의 격차로 매매까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는 1건의 매매도 체결하지 못한 달도 많다고 했다.

기준 금리가 지속해서 인상되자 대출금 상환 부담이 확대되면서 경기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역대 최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건 사실이다.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경기도 아파트 매매 건수(신고 일자 기준)은 3만5549건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다였던 2020년(14만9511건)과 비교했을 때 76.2%나 감소한 수치다. 거래가 없으면 집을 빨리 처분해야하는 사람들의 급매물이 늘어나는 건 맞다. 그렇지만 가족간 거래와 같은 특수한 사례를 들면서 '2∼3억 하락 거래 수두룩'과 같은 기사로 무주택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영통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도 한 오피스텔의 사례를 들면서 전체 물량의 4분의 1이상이 매매로 나와있지만 집값은 호가에서 500만원정도 낮아진 수준이라고 전했다. 대부분의 집주인이 팔리지 않더라도 몇억씩 낮춰 내놓지는 않기 때문에 매물이 쌓여있는 상황이란 의미다. 2년전과 주택 매매 시장의 상황이 달라진 건 사실이지만 중개업자들의 대답은 이정도였다. “팔려는 사람, 사려는 사람 모두 상당한 압박 속에서 눈치만 보고 있다.”

/김보연 경기본사 경제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