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3일 오전 10시30분 대한항공 인천발 베이징행 KE 851편.
정원 455명에 승객 441명. 기내엔 숨 쉴 공간조차 없다.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이코노미 좌석까지 각양각색의 사람들로 거의 만석이다.
 중국행 비행기는 언제 어느 때건 대부분 승객들로 꽉 차는 편이다.
 그래서 항공권 할인율도 가장 낮다. 중국을 오가는 사업가들 입장에선 그게 불만일 정도.
 대신 항공사 입장에선 황금알을 낳는 노선이고 항공사 적자를 메워주던 효자 노선이었다.
 중국행 하늘길은 먼저 잡는 항공사가 임자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간의 경쟁이야 당연지사지만 그 중 일부는 중국행 노선 배분 탓인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지난 10년동안 한·중관계는 정치·경제 등 각 분야의 교류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교류란 사람의 이동에서 출발해 물산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연간 방문객이 이미 1백만명을 넘어서는 등 중국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찾는 국가 가운데 하나가 됐다. 또한 최근 해외여행 자유화로 중국인들의 한국방문 또한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
 양국간 항공 노선은 지난 89년 대한항공의 부정기편이 중국 상하이에 취항한 게 첫 사례.
 이후 중국의 ‘하늘길’은 지난 94년 서울~베이징에 정기편이 띄워지면서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한·중 항공노선은 이후 봇물 터진 듯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한국과 중국은 이제 일일생활권에 든 가까운 이웃나라가 됐다.
 한·중 항공업계도 최근 중국의 해외여행 자유화로 여객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비행거리도 1천㎞ 안팎의 단거리로 수익성이 높고 신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항공노선 신·증편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중 항공노선 운항 현황
 현재 인천국제공항에는 중국국제항공(CA), 홍콩의 캐세이패시픽을 포함한 11개 중국항공사들이 여객과 화물 등 중국 본토 23개 노선에 주 157회 운항하고 있다.
 중국국제항공이 2개 노선에 여객기 주 28회, 남방항공이 2개 노선 주 9회, 동방항공이 5개 노선 주 31회(여객 29회, 화물 2회), 북방항공 5개 노선 주 39회, 서남항공 2개 노선 주 4회, 서북항공 1개 노선 주 2회, 운남항공 1개 노선 주 2회, 해남항공 1개 노선 주 3회, 캐세이패시픽항공 2개 노선 주 33회(여객 28회, 화물 5회), 에어홍콩 1개 노선 화물기 주 4회 등이며 지난달 2일 첫 취항한 샤먼항공이 1개 노선에 주 2회 운항하고 있다.
 이들 중국항공사는 베이징을 비롯, 광조우, 쿤밍, 지린, 난징 등 중국의 25개 도시와 인천공항을 연결하고 있다.
 51개 항공사가 33개국 117개 도시를 연결하고 있는 인천공항에서 중국항공사는 11개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취항도시도 일본 22곳, 미국 17곳을 앞질러 우리나라의 가장 큰 항공시장으로 떠올랐다.
 중국항공사들 못지않게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중국의 하늘길을 잡기 위해 한·중 신규노선에 경쟁적으로 취항하면서 기존 노선의 운항편수를 크게 늘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94년 베이징을 시작으로 선양, 칭다오, 텐진 등 4개 노선에 취항했으며 이어 산야, 쿤밍, 우한 노선을 열었고 올해는 지난, 옌타이, 샤먼, 옌지 등 4개 노선을 다시 신설, 홍콩을 포함해 현재 중국 13개 도시 18개 노선에 주 98회 운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94년 12월 베이징, 상하이노선을 시작으로 98년 창춘, 하얼빈, 광저우, 옌타이, 2000년 시안, 구이린, 충칭, 옌지, 2001년 청두, 난징에 이어 올해 5월 항저우, 6월 선양 등의 노선을 신설해 현재 중국 12개 도시 16개 노선에 주 80편을 운항하고 있다.
 양 항공사는 1개 노선 1개 항공사만 취항시킨다는 중국의 방침 때문에 노선증설에는 한계가 있지만 기회가 닿는대로 계속해서 노선을 늘려나갈 방침이며 기존 노선도 수요가 늘어날 때마다 증편한다는 계획이다.
 
 ▲황금알 낳는 한·중노선
 중국항공사와 국적항공사들이 한·중노선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는 것은 중국의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관광과 비즈니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등 무한한 성장가능성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연간 수송인원은 총 81만여명으로 정기취항 이듬해인 지난 95년 28만명보다 3배 가까이 늘었으며,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1백만명을 넘어 연말 1백20만명 수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87만명을 수송해 전년 65만명보다 34% 가량 늘었다. 올 1~4월은 작년보다 60%나 많은 36만명을 수송해 올 1백만명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관광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으로 나간 한국인이 2000년 1백3만명에서 지난해 1백29만명, 한국으로 들어온 중국인은 2000년 44만명에서 1년새 48만명으로 늘어나는 등 매년 10% 이상 교류인력이 늘고있다.
 항공사들의 한·중 수송인원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관광과 비즈니스 목적의 출입국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며 항공사들도 이같은 성장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WTO 가입과 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매년 30% 이상의 여객수요가 기대되고 화물시장 역시 동북아 물류중심으로의 변화에 따라 20%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일본의 계속된 경제침체로 인해 중국에 대한 세계교역 증진 및 투자 등이 이어지는 등 아시아의 경제중심지가 일본에서 중국으로 옮겨지고 있다.
 수송인원의 비약적 증가와 함께 한·중 노선의 수익성 또한 매우 높다. 국제선이지만 미국, 유럽 등의 장거리 노선에 비해 훨씬 짧은 단거리 노선으로 상대적 수익성이 높아 양 항공사 모두 한·중 노선에서는 안정적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 <박준철기자> terryus@incheontimes.com
 

  사진설명.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 5월10일 중국 항저우 현지 공항에서 인천∼항저우 신규 노선 취항식을 가졌다.
 
 한중 항공노선은 94년 김포∼베이징 정기편 이후로 해마다 급증 추세를 보여왔다. 사진은 인천공항 계류장의 중국 노선 비행기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