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내 첫 무인이송장비 도입
부산, 최첨단 국산 크레인 설치
대기오염 저감·안전성 향상 기대
일각에선 인력 감소 우려도
인천신항 배후단지.<br>
▲ 인천신항 배후단지 전경./인천일보DB

물동량 증가 추세에 맞춰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이유로 전국에 신설 중인 신항 컨테이너 부두들이 운영 방점을 ‘자동화’에 찍고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등 이미 세계 주요 선진 항만에선 구축을 완료한 자동화 기조는 효율성 측면에 더해 대기 오염 저감과 안전성 향상이라는 명분까지 꿰차면서 업계 주류 콘텐츠로 자리하고 있다.

지난 17일 부산항 신항에는 최첨단 국산 컨테이너크레인이 설치됐다.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 2-5단계 부두에서 운용할 하역장비인 컨테이너크레인 1호기의 핵심은 자동화 시스템이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미국 롱비치항 등 선진항만에도 비교적 최근에나 도입된 듀얼 트롤리형 원격조종 컨테이너크레인 것이다. 컨테이너 하역 때 무인으로 일 처리가 가능한 현존하는 컨테이너크레인 중 최고 수준의 기술이 적용됐다.

부산항만공사는 크레인 1호기를 시작으로 총 9기와 트랜스퍼크레인 46기를 국내에서 제작해 이 부두에 설치할 계획이다.

인천 신항에 추진 중인 자동화 컨테이너부두 조성 사업 역시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인천항만공사(IPA)는 연수구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부두의 상부공사를 위한 실시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IPA는 2024년 상반기까지 실시설계를 마무리한 뒤 같은 해 하반기 공사를 시작해 2027년에는 부두를 개장한다는 생각이다. 앞서 지난해 8월부터는 부두 하부공사가 시작됐다. 현재 공정률은 33% 수준이다.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부두에도 부산 신항과 마찬가지로 컨테이너를 자동으로 옮기는 자동화 시스템이 꾸려진다.

특히 크레인 하역 부분에서만 자동화 공정을 거치는 게 아니라 국내 항만 중 처음으로 컨테이너 이송 관련해 무인이송장비(AGV)가 도입된다. 이 장비는 노동자가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자동으로 컨테이너를 옮긴다.

IPA 관계자는 “2027년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부두에 자동화 항만이 완성되고 당분간은 배에서 컨테이너를 들어 올릴 때 일정 부분 사람 손길이 필요하지만 2030년엔 항만 내 전 구간이 완전 무인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화 터미널은 1993년 네덜란드 로테르담 ECT Delta 터미널을 시작으로 2020년 기준 17개국 50여 개 터미널에서 운영되고 있다. 다른 산업들에 비해 많은 인력이 필요한 항만이라 운영 효율성 제고, 안전성 향상 및 환경 규제에 대한 대응을 목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항만 내 자동화로 인한 기존 인력 감소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인천 신항 등에 자동화 시스템이 완성되면 노동자 구성이 작업 실무자에서 안전 요원 정도 등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20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발표한 ‘항만 자동화 도입 관련 노무 갈등 해소 방안 연구’를 보면 “스마트 항만 구축으로 실현되는 항만 생산성 또는 효율성 증가는 항만 노무 인력의 감소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으나, 현재 국내에는 이를 대비한 인력재배치 및 노무 갈등 해소를 위한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라며 “추후 인력 변화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노·사·정의 협력적인 태도와 적극적인 정보공유, 정형화된 데이터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