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출판기념회·사진전
▲ 황해로드 허우범·남창섭·이희환·장정구·신춘호·이주영·양진수·이순민·김은희 지음 인천출판사, 423쪽, 2만5000원
▲ 고려 왕자 의천이 화엄교리를 배웠던 항저우(杭州)의 혜인고려사.

인천일보가 '황해로드'를 집중 탐사 보도한 지 16년이 됐다. 동아시아 문명의 미래는 황해의 슬기로운 발전에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황해와 발해 중심의 고대부터 현대까지 펼쳐진 우리의 해양활동과 해양생태·보호에 대해 깊이 있게 접근했다.

이런 3년간의 열매가 책으로 나왔다. <황해로드>는 그동안의 황해와 관련된 책들과도 확연히 구분된다. 지금까지 중국이나 한국 또는 주제별로 나뉘어 연구된 것이 많았다. 하지만 황해를 감싸는 중국과 한반도를 종합적으로 다룬 책은 찾기 어려웠다.

인천일보는 황해를 심층적이고 다각도로 탐사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팀을 꾸렸다.

▲ 중국 산둥 펑라이(蓬萊)에서 발견된 고려 선박의 잔해(129).

중국의 경우 랴오둥반도 단둥에서부터 광둥성 광저우까지, 한국은 제주도에서부터 연평도까지 장장 3만㎞에 달하는 해안 도시를 탐사했다. 개성에서 신의주에 이르는 탐사를 못 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각종 자료를 참고하여 간절함을 대신했다.

황해는 고대부터 한반도와 중국을 아우르는 문명교류의 장이었다. 문명과 사람이 오가며 상호 공존과 발전을 촉진하기도 했지만 전쟁으로 모두에게 파괴와 아픔을 겪게도 했다. 또한 각종 해양생물의 보고(寶庫)이자 해양문화를 만든 산실이기도 하다. 이처럼 어머니와 같은 황해는 인류 역사 이전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역사를 간직한 채, 오늘도 인류가 올바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묵묵히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황해로드>는 황해가 간직한 역사와 아픔을 살펴보고 나아가 동아시아 미래의 공존과 발전을 위한 황해의 가르침을 담았다.

탐사팀에 참가한 인하대 허우범 박사는 “황해는 동아시아 문명발전에서 보물과도 같은 바다”라며 미래의 황해는 “독점적 배타적 공간이 아닌 공존공생이 넘쳐나는 신뢰의 바다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탐사를 총괄한 인천일보 남창섭 부국장은 “한반도의 배꼽과도 같은 인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면서 “인천이 중심이 되는 '황해로드' 시대를 시작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988년 7월15일 창간호를 발행한 인천일보사는 오는 21일 제34회 창간기념식을 열며 <황해로드> 출판기념회와 3년간의 탐사보도 사진전을 겸한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