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예상 강수량 최대 150㎜
많은 장맛비가 내린 13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거리레서 출근길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많은 장맛비가 내린 13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거리레서 출근길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아직 복구도 안 끝났는데 비가 계속 내리니까 너무 불안하네요.”

13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 있는 한 아파트. 길을 지나던 주민들이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쳐다보며 걱정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이 아파트는 광교산과 마주한 위치 특성상 지난달 30일 내린 집중호우에 큰 피해를 겪었다. 산사태가 발생해 단지 내부로 토사와 잔해물이 쏟아지듯이 유입됐고, 곳곳이 침수됐다.

주민들은 하루 전날 12일 오전 9시부터 땀 흘려 간신히 보수 공사를 마친 상태다. 20kg 무게의 마대 100개와 모래주머니 100개 등을 직접 나르고 붕괴 지점에 쌓았다.

그런데 다시 비가 내리면서 주민들은 피해가 재현될까 노심초사다.

주민 A씨는 “저번에 다행히 주택 내부의 피해와 사람이 다치는 등 일은 없었지만, 한꺼번에 비가 내리면 시의 녹지 경관이 무너지면서 우리 쪽에 빗물이 홍수처럼 들어닥쳐 ”며 “시에서 마땅한 지원도 해주지 않아 주민끼리 간신히 공사했더니 주말 동안 비가 온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기상청은 13일 오전 8시 이후 수원·성남·안양·구리·남양주·평택·이천·하남·용인·화성·부천·의정부 등 대부분 경기지역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했다. 수도권에 저녁까지 시간당 30~50㎜에 달하는 매우 강한 비가 예상됐다. 14일 오전까지 경기지역 예상 강수량은 50~100㎜(최대 150㎜)다. 대기불안정으로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국지성호우도 예측됐다.

지역에서 주민들의 피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소방당국과 경기도, 각 시·군은 침수 등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비상을 걸었다. 경기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비상 1단계 체제로 가동했고, 수원시는 다세대 주택 석축 붕괴·주택 침수·아파트단지 옹벽 붕괴 등이 발생한 주요 피해지역의 복구계획 수립 및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16분쯤 광명역 승강장에 흙탕물과 토사가 대량 유입돼 시설 전반이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외부 차량 3대가 물에 잠기는 등 현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소방과 한국철도공사는 양수기와 수중 펌프 등으로 배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후 5시 기준으로 소방 등에 접수된 민가 피해 건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