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축·건너 영흥공원 조성 '동시'
소음·분진 많고 안전책도 미비
부모 “굴삭기 수십대 다니는데
안내도 없어 아이 차도로 등교”
▲ 12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영덕초등학교 교문 맞은편에서 '영흥공원 조성사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임시 보행로를 확보하지 않은 채 굴삭기를 이용해 도로확장 공사를 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수원시 한 지역 주민들이 초등학교 안팎으로 벌어지는 대규모 공사 탓에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안전대책이 미비한 탓에 초등학생이 도로 한복판을 걸어 통학하거나, 소음과 분진 피해를 겪는 등 일이 빚어지면서다.

12일 영덕초등학교 학부모 등에 따르면 영통구 원천동 일대 '영흥공원 조성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A시행사는 지난 6월부터 영덕초등학교 정문 맞은편 도로를 확장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해당 사업의 전체 부지는 여의도공원(약 23만㎡) 2배가 넘는 50만6800㎡에 달한다. 현재 시공사가 영덕초 맞은편 지점에 입구를 내고 기존 편도 2차선 도로를 3차선으로 확장하는 등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보행로 구간 전부가 파헤쳐져 사라졌다.

평소 초교 통학길이었던 만큼, 수원시는 빠른 공사를 요구했으나 폭우 등 악천후가 계속되며 지연됐다. 한쪽에 임시보행로를 내는 방안도 도로가 비좁아 실행하지 못했다.

결국 학부모들이 시와 학교에 민원을 제기, 학생 야외활동 금지 조치가 이뤄졌다. 또 현장에 안전 인력도 배치됐다. 하지만 단 1명이 전담관리하는 수준에 그쳐 학생들을 다른 길로 유도하거나, 영덕중 삼거리까지 이어지는 약 250m 길이 공사 구간의 상황을 전부 확인하는데 역부족이었다.

학부모들이 문제 삼는 부분은 또 있다. 학교 증축공사다. 도로 확장과 비슷한 시기 착공한 이 공사는 영흥공원 조성사업 기부채납의 일환으로, 운동장 절반 면적(약 4717㎡)에 지상 5층 규모 학교시설을 짓는 내용이다. 학교 안과 밖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사가 이뤄진 셈이다.

이날 학교 근처에서 만난 학부모는 “평소 다녔던 길에 익숙한 아이들인데, 하다 못 해 다른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 하나 없으니까 없어진 길에 진입했다가 도로 한복판으로 걷는 등 아찔한 일을 겪어야 한다”며 “학교 공사까지 있어서 굴삭기, 레미콘 차량 등이 하루 수십대씩 들락날락했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말했다.

차량이 다니면서 소음과 분진을 유발한다는 주민 불만도 적지 않다.

다른 주민은 “학생들이 먼지 때문에 힘들다는 말을 하기도 해 주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수원시는 주민 민원이 발생하자 현장 시스템을 다시 정비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자녀 안전을 우려하는 등 내용의 민원을 받고 있어 학생들이 위험한 길로 다니지 않도록 체계를 강화하겠다”며 “시공사와 협의해 공사를 조속히 완료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