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칭우 논설실장.
▲ 김칭우 논설실장.

'아시아의 금융 허브' 홍콩이 7월1일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된지 25주년을 맞았다. 아편전쟁 이후 150년간 영국의 통치를 받았던 홍콩은 중국반환 25년 만에 최대 격변기에 직면해 있다.

홍콩은 중국이 세계 2위 대국으로 성장하면서 25년 간 눈부신 속도로 발전했다.

홍콩의 국내총생산(GDP)은 1997년 1774억 달러(약 230조 원)에서 지난해 3691억 달러(약 480조 원)로 2배 가량 성장했다. 1인당 GDP는 2만7330달러에서 4만9796달러로 증가했다. 증권거래소 상장사는 619개에서 현재 2500여개로 늘었고, 홍콩거래소 하루 평균 거래액은 150억 홍콩달러(2조5000억원)에서 1667억 홍콩달러(27조6000억원)로 커졌다. 홍콩의 은행은 74개에서 1547개로 늘어나면서 금융 허브로서의 위상을 갖췄다.

반면 이 기간 홍콩의 자유는 사라졌고, 민주주의는 퇴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콩 반환 직후 중국은 2047년까지 50년간 홍콩의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약속했지만 사실상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집권하면서 홍콩의 중국화는 시작됐다. 홍콩에서는 2014년 행정장관 선거의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는 '우산혁명'이, 2019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반정부 시위에 놀란 중국 정부는 2020년 5월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키시면서 홍콩의 중국화에 속도를 냈고 민주화 목소리를 잠재웠다. 코로나19 통제가 계속되면서 홍콩을 떠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2019년 송환법 반대시위 이후 홍콩인 54만명 이상이 '영국 해외시민'(BNO) 여권을 발급받았고, 1세대 이민이 주를 이뤘던 캐나다를 찾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30일 비행기가 아닌 고속철을 타고 5년만에 홍콩을 찾았다. 하나의 중국이라는 메시지다. 반환 25주년 기념식에서 시 주석은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강조하며 '일국양제'의 우수성을 적극 강조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중국에 반환된 지 25년을 맞는 홍콩에서 세계 금융허브나 무역 기능이 싱가포르 등으로 탈출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천은 세계적인 공항과 항만 등 인프라가 있고, 주변에 2500만명의 수요 시장이 있는 만큼 영종과 강화를 중심으로한 도서지역에 송도와 청라의 경제자유구역이 연계되면 홍콩의 기능을 대체할 최적지라고 강조한다. 뉴홍콩시티라는 이름도 붙였다. 제3차 글로벌 금융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치밀한 전략과 정책의 수립, 신속한 집행이 요구된다.

/김칭우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