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우 경기본사 사회부 기자
▲ 김현우 경기본사 사회부 기자

“어휴 답답하고 짜증났지, 그래도 시에서 이렇게 하니 마음이 좀 풀리더라고.” 지난 6월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에 거주하는 50대 주민이 기자에게 말했다. 이 지역 일대는 악취로 굉장히 시끄럽다. 원인은 동원F&B의 노후 폐수처리장. 마치 분변, 음식쓰레기를 떠올리게 하는 악취는 안방과 학교까지 쳐들어왔다.

인천일보가 문제를 취재할 때마다 많은 주민들이 기자에게 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내용을 보면 억울함과 답답함이 새삼 느껴진다. 수년째 괴롭힘을 당했는데도 기업에서는 해결하겠다고 하곤, 피해는 반복되니 충분히 그럴만하다.

다행히 요즘 악취 저감 공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지친 주민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는 일도 하나 있었다. 시는 앞서 2020년 12월부터 동원F&B 시설을 악취배출시설로 지정, 폐수처리공법 추가 등을 요구하는 등 조치해왔다. 하지만 실제론 공사가 잘 이행이 안 돼 공무원들이 매일 밤낮 가릴 것 없이 현장 점검과 개선권고를 실시했다. 민원이 걱정돼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공무원들과 달리 기업은 계속 시간을 끌었다. 시는 이에 '한템포 빠른 강경책'에 돌입하기 이른다. 악취 저감을 완료해야 하는 법적기한(총 1년 6개월) 도래 시기보다 서둘러 검찰 고발 절차에 착수했다.

기업 입장보다 주민 피해 해소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시는 6월부터 미리 모은 증거 등으로 자료를 작성하고 있고, 이달 초 기업에 위법사실 확인서도 받아왔다. 나아가 '조업 정지' 등 법적으로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꺼내놨다.

주민들은 이제야 속이 후련하다고 한다. 관내 기업이라고 곤란해하지 않고 행정이 자신들의 편에 섰다는 생각에 신뢰하는 이들도 있다. 집단시위까지 우려됐던 상황에서 주민들이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매번 그렇지만 이번 취재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갈등은 지자체가 대응하기 나름이다.

/김현우 경기본사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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