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점골을 터트린 후 인천 팬들을 향해 달려가며 환호하는 김성민.

인천유나이티드 ‘신인’ 김성민과 골키퍼 김동헌이 인천을 구한 날이었다.

김성민은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1라운드 전북과의 대결에서 1대 2로 뒤지던 후반 34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며 경기를 2대 2 무승부로 끝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무고사 이적 이후 치른 19라운드(수원삼성 0대 0), 20라운드(수원FC 0대 1 패)에서 연속 무득점에 그쳐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인천은 이날 전북을 상대로 전반에만 먼저 2골을 내주며 시즌 첫 연패를 당할 위험에 처했다.

설상가상으로 후반 15분, 페널티킥까지 내주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구스타보가 인천 김광석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직접 키커로 나섰다.

그가 페널티킥을 성공한다면 스코어가 0대 3으로 벌어져 인천이 매우 힘들어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때 김동헌이 엄청난 슈퍼세이브를 선보이며 동료들의 추격 의지를 세게 자극했다.

인천 선수들은 똘똘 뭉쳐 반격에 나섰다.

먼저 최근 공격력에 물이 오른 김보섭이 발판을 놨다.

후반 28분, 아길라르의 패스를 받은 김보섭이 박스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시즌 2호골.

전북 골키퍼 송범근이 방향을 읽고 손을 뻗었지만 슈팅이 워낙 강력해 공이 손에 맞고도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이어 6분 뒤 다시 한 번 인천의 골이 터졌다.

아길라르와 이명주를 거쳐 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전달 받은 김성민이 골대 방향으로 공을 한 번 툭 치고는 바로 강력한 오른발슛을 날려 득점을 완성했다.

K리그1 출전 3경기 만에 터진 그의 데뷔골이었다.

2000년생 김성민은 인천 대건고를 나와 용인대학교 3학년까지 다니다 2022시즌을 앞두고 콜업, 올 초 친정 팀인 인천에 입단했다.

주 포지션은 오른쪽 측면 수비수지만 공격수도 할 수 있는 김성민은 이날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해 K리그 데뷔골을 터트렸다.

인천에서 뛰다 최근 국군체육부대에 들어간 이준석과는 대건고 동기다.

경기 후 다소 상기된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선 김성민은 “오늘 부모님이 직접 경기를 보러오셨다.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먼 곳까지 와주신 인천 팬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더 노력하고,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조성환 감독도 김성민을 칭찬했다.

조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0대 2 상황에서 (무승부)결과를 가져온 건 여러모로 긍정적이다.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김성민은 간절함이 있는 선수다. 오늘 득점이 그가 마음 속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격려했다.

한편, 무고사 대체 자원으로 최근 인천에 둥지를 튼 브라질 출신 공격수 에르난데스는 이날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 처음 공식경기에서 동료들과 발을 맞췄다.

귀중한 승점 1을 쌓은 인천은 7승 9무 5패(승점 30)로 리그 5위를 유지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이날 경기 동점골이자 K리그1 데뷔골로 팀을 시즌 첫 연패 위기에서 구한 김성민이 경기 종료 후 인천 팬들 앞에서 자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