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스타」 강혁(25)이 6년만에 프로야구 그라운드로 돌아오게 됐다.

 박용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13일 지난 93년 영구실격선수로 제재받았던 강혁의 징계를 해제하고 규약 제60조(복귀해야 할 구단)에 따라 실격 처분 당시의 소속구단인 두산 베어스로 복귀를 결정했다.

 그러나 일부 구단이 강혁은 영구실격 처분기간 동안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함에 따라 박용오 총재는 99년 올스타전(7월14일) 이전까지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결정, 강혁은 후반기부터 그라운드에 모습을 나타낼 수 있게 됐다.

 계약 질서를 흐뜨린 사유로 신인선수가 전반기를 뛰지 못하는 제재를 받은 것은 85년 선동열 이후 처음이다.

 신일고 재학시절부터 초특급타자로 기량을 평가받았던 강혁은 92년 9월 두산과 6천만원에 입단계약했으나 이를 파기하고 이듬해 한양대에 진학, 프로와 아마에 이중등록되는 사태를 초래했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는 93년 4월19일 강혁이 야구 규약과 계약서를 위반하고 계약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영구 실격선수로 공시했다.

 대학에서 아마최고의 타자로 성장한 강혁은 한양대를 졸업하던 96년 징계를 풀어줄 것을 희망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으나 실업 팀 현대 피닉스에 입단한 탓에 징계해제가 불발됐고 지난 달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을 펼치면서 복귀가 다시 거론됐다.

 1월2일 강혁으로부터 다시 탄원서를 받은 박용오 총재는 프로야구 활성화를 위해 기량 높은 선수를 받아들인다는 명분으로 강혁의 복귀를 허용하게 됐다.

 한편 LG 트윈스는 강혁의 복귀절차가 규약에 명확히 명시되지 않았다며 야구위원회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12일 사장단 모임에서도 규약 개정을 촉구하기로 합의했지만 박총재는 강혁의 복귀가 현행 규약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판단, 8개 구단과 논의없이 징계 해제를 공식 발표했다.

 또 야구위원회는 강혁과 같은 사유로 95년 영구실격 처분을 받은 오창선(홍익대)이 복귀허가를 요청할 경우 강혁에 준하여 처리하기로 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