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둘러싸여 기름진 평야에
벼 익기 딱 좋은 일교차서 자라
이름도 금쌀 '매우 신성'하단 뜻

쌀 투명하고 윤기나는 게 특징
고시히카리, 최상의 밥맛 자랑

고품격 경기미 'G+199Rice'로
전국 첫 중금속 등서 안전 인증
소비자단체 우수브랜드 선정도

'메수수도 3년 심으면 차수수가 된다' 모든 곡식이 김포 땅에서 자라면 맛이 좋아진다 해 생겨난 옛말.

올해도 황금 물결을 기대하면서 제11화 경기도 곡창지대를 가다-김포편, 지금 출발한다.

▲ 황금빛 물결을 이룬 김포 들녘. /사진제공=김포시농업기술센터

▲5000년 전통, 김포쌀

김포는 5000년 전부터 벼농사를 지어 온 대표적인 곡창지대다. 1991년 당시 서울대 임효재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에 의해 통진읍 가현리 일대에서 5000년 이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탄화미가 발견됐다. 이를 통해 김포지역이 오랜 시간 벼농사를 지어온 고장이었음을 입증하고 벼농사가 한강 유역을 중심으로 시작해 한반도 남부로 전파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처럼 유서 깊은 김포지역의 쌀은 신석기 후기 아시아 재배벼의 기원인 중국 양쯔강 중·하류 지역에서 해류를 타고 황해를 건너 한강 하류인 김포지역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 황금빛 물결을 이룬 김포 들녘/사진제공=김포시 농업기술센터
▲ 황금빛 물결을 이룬 김포 들녘/사진제공=김포시 농업기술센터

김포쌀은 한강을 둘러싸고 비옥한 토양, 기름진 평야가 심복백(쌀의 배젖 부분의 불투명한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 쌀의 특징) 없이 투명한 쌀을 생산해 낸다. 또 서해안을 낀 반도성 기후가 가을철 낮과 밤에 일교차를 만들어 내 벼가 결실을 맺기에 좋은 여건들이 갖춰져 있다. 벼가 익기 위해서는 21~23도의 적정온도와 6~10도의 적정 일교차를 요구하는데, 김포시의 가을철 평균온도는 22도이고, 일교차는 10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하해혼성충적토(홍수로 하천의 물이 불어 연안으로 흡수되면서 상류에서 운반해 온 토사가 퇴적된 형태)가 자갈, 모래, 진흙, 점토 등 충적평야를 형성해 벼가 자라기에 최적의 농경지가 김포에 자리해 있다.

실제 조선 중종 때인 1530년 홍언필 등이 편찬한 신증동국여지 승람에서는 당시 영등포구와 양천구, 강서구, 부평, 부천, 인천 서구를 아우르는 김포지대를 두고 '북쪽으로 땅이 넓고 기름져 백성이 살기 좋은 곳'으로 기록하고 있다. 현재는 김포반도만 남아 4324㏊(2021년 기준)에서 벼가 재배된다.

▲ 김포시의 대표 쌀 브랜드 '김포금쌀' 이미지.
▲ 김포시의 대표 쌀 브랜드 '김포금쌀' 이미지.

▲김포 금쌀의 탄생

김포금쌀은 1999년에 신김포농협에서 출발한 김포시의 대표 쌀 브랜드다. 명칭에서 유래됐듯 '김포금쌀'은 하늘, 신, 임금 등의 높다는 것의 상징적 의미를 가지며 매우 신성한 쌀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김포금쌀은 '김포감쌀' 또는 '김포검쌀'로 불러 왔는데, 명칭이 제각각이고 어렵다는 여론에 따라 2002년부터 김포금쌀로 명칭을 통일해 사용해 오고 있다. 김포금쌀의 품종은 추청(아키바레)과 고시히카리, 참드림이 대표한다.

2011년 7월11일에는 김포의 대표품종인 추청벼를 통해 농식품국가인증 지리적표시(등록제79호)를 획득하고 김포금쌀의 브랜드인지도 향상과 품질, 안정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확보했다. 또 김포시에서 생산되는 우수 농특산물에 대해 김포시장이 품질을 인정하는 통합상표인 '금빛나루' 인증을 도입하면서 우수 농특산물에 대한 품질향상을 위해 힘써 오고 있다.

김포금쌀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 평가하는 '고품질 브랜드 쌀평가'에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6회에 걸쳐 우수브랜드로 선정됐고, 2012년에는 경기지역 우수브랜드에도 선정돼 그 위상을 높였다.

특히 전국 최초로 고품격 브랜드 쌀, 'G+199Rice'를 탄생시킨 지역이기도 하다. G+199Rice는 중금속 등 각종 유해요소가 식품의약품안전청 기준치 이내로 관리된 안전한 쌀로 경기도지사가 인증한 프리미엄 쌀에 주어진다.

 

▲ 모내기가 한창인 김포 들녘/사진제공=김포시농업기술센터
▲ 모내기가 한창인 김포 들녘/사진제공=김포시농업기술센터

▲우리 품종으로 더 맛있게

쌀의 고장으로 불리는 김포시의 총 재배 면적은 4324㏊(2021년 기준)로 2만2609t의 쌀이 생산된다. 생산 면적 가운데 추청(아키바레)과 고시히카리 품종이 주로 재배되고 있고, 일부에서는 국내육성품종인 참드림을 생산하고 있다. 김포쌀은 쌀알의 투명도가 높고 밥을 했을 때 윤기가 있으며 밥맛이 매우 뛰어난 것이 강점이다. 추청은 9월 하순에서 10월 상순 수확하는 중만생종으로 친숙한 밥맛이 특징이다. 또 고시히카리는 김포시가 최고로 꼽는 품종으로 극상의 밥맛을 자랑한다.

최근 외래품종을 대체하기 위해 김포시에서는 국내 육성 품종인 참드림의 재배 확대를 늘려가고 있다. 참드림은 10월 상순 수확하는 중만생종으로 찰지고 부드러워 김포뿐 아니라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돼 가고 있다.

여기에 김포시에서는 농촌진흥청, 경기도농업기술원의 도움을 받아 자체 품종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추천받은 18개 품종을 실증 시험포를 통해 시범 재배 후 내년을 기점으로 지역 여건에 맞는 2~3개를 선정, 참드림과 함께 국내 육성 품종을 보급·확대해 갈 계획이다.


 

[인터뷰] 윤용철 김포시농업기술센터 농정과장

▲ 윤용철 김포시농업기술센터 농정과장./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오로지 수요자의 입장에서 생산하겠습니다. 맛 좋은 김포쌀, 고품질·친환경 쌀로 만나보세요.”

한동안 줄기차게 쏟아지던 비가 그치고 푸르게 물든 김포 들녘에도 모내기를 마친 벼들이 뿌리를 내린다.

11번째 절기인 소서가 가까워지면서 농가들엔 논매기가 한창이다. 바빠진 농가의 일손만큼 김포시농업기술센터와 윤용철 농정과장의 하루도 바삐 돌아간다.

벼농사가 시작된 이래 김포지역의 쌀은 오래도록 명성을 떨쳐오고 있다. 윤 과장은 김포 쌀이 현재까지 많은 이들의 식탁에 오르내리는 이유를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찾았다.

“비옥한 토양은 물론 서해와 한강 하구를 둘러싼 지리적인 특성이 쌀의 품질을 좌우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농가와 농업기술센터, 유통업체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실이 김포 쌀의 명성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 김포금쌀 재배단지/사진제공=김포시농업기술센터
▲ 김포금쌀 재배단지/사진제공=김포시농업기술센터

산업화와 고도기술의 발달로 여러 지자체의 우수한 쌀들이 김포쌀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자, 김포시가 꺼내 든 비장의 카드는 쌀의 친환경 정책과 고품질화다. 오로지 최상의 명품 쌀만을 시장에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다량생산이 아닌 고품질 쌀 생산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볏짚환원 정책을 도입해 토질 개선에 나서거나 비료함량을 최소화해 단백질 함량을 줄이는 형태로 맛좋은 쌀을 생산하는 것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는 거죠. 또 화학 비료 대신 친환경 약제를 활용한 무농약, 유기농 친환경 쌀 재배를 확대해야 합니다. 현재는 김포 내 공공급식으로 친환경 쌀이 공급되고 있지만, 공공시설, 노인복지회관, 자활기관 등 2025년까지 더 늘려갈 계획입니다.”

최근 김포시는 지자체에서 유일하게 '친환경 항공 방제' 작업에 나서면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매년 친환경 약제를 활용한 방제 작업을 벌여오고 있습니다. 김포시의 전체 벼 재배지역을 대상으로 헬기와 드론을 활용한 항공방제를 실시해 오고 있죠. 전량 친환경 약제로 이원화 방제를 시행하는 지역은 김포시가 유일합니다. 방제 시책을 통해 병충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김포 금쌀 품질향상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윤용철 과장과 김포시농업기술센터는 도농복합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김포시에 농지전용 택지를 확보하고 생산, 유통, 가공, 소비 등을 지원하는 클러스터 조성 계획도 내비쳤다.

“김포시는 점차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농지 면적이 줄어들고 있죠. 시대적 흐름이고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농지전용 택지를 확보하고 농촌 관광을 활성화한다거나 생산, 유통, 가공 전 과정을 조달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김포시와 김포시농업기술센터는 품질향상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 가겠습니다. 많은 애용 부탁드립니다.”

▲ 황금빛 물결을 이룬 김포 들녘/사진제공=김포시농업기술센터

 

[米지의 세계] 색 따라 영양 달라…발육 돕는 '녹색미' 피부 미용엔 '흑미'

▲ 다양한 쌀의 종류.

쌀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식이섬유, 미네랄 등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한 곡물이다.

에너지원의 역할뿐 아니라 콜레스테롤 저하, 항산화 기능, 당뇨병 및 암 예방, 혈압 조절 기능 등 건강에 유익한 기능성 성분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쌀은 비만과 당뇨 예방에 효과적인 식품으로 밀보다 소화, 흡수가 느려 오히려 급격한 혈당 상승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색에 따라 영양소가 달라지는데 흑색미(흑미)는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아 노화 지연, 피부 미용, 면역력 증진 등의 효과가 뚜렷하다. 녹색미는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lysine) 함량이 일반 쌀보다 25% 이상 많아 어린이의 성장, 발육에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글·사진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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