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감염병 '원숭이두창'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다. 코로나19처럼 원숭이두창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시를 비롯한 일선 군·구는 지역방역대책반을 운영하는 등 비상 방역 체계를 가동한 상태다.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독일에서 입국한 내국인은 유전자 증폭(PCR) 검사 및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한 결과 확진자로 판정됐다. 입국 당시 37도 미열과 인후통, 무력증, 피로 등 전신 증상과 팔과 입술 등 특정 부위에 수포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스스로 방역당국에 신고를 했다. 비상 방역체계가 가동됐다. 지역 의료계는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이 높지 않고 밀접한 피부 접촉을 통해 주로 감염되기 때문에 대유행처럼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원숭이두창 치명률은 3~6% 수준으로 증상은 두창과 유사하지만 중증도는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발 원숭이두창 국내 1호 환자가 발생하면서 공항·항만이 있는 인천 내 감염병전문병원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감염병전문병원은 질병청이 민간 의료기관에 감염병 격리치료용 독립 병동 구축 비용을 지원하는 공모 사업으로 올해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이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인천은 국제적 관문으로 코로나19 등 감염병 예방과 진단의 선봉에 있는 도시다. 공항, 항만 등을 통해 빈번한 교류가 이루어지듯 감염병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럼에도 감염병에 민감하게 인접해 있는 인천의 음압병상은 태부족이고, 준·중환자 병상 등 수용 가능 환자도 제한적인 현실이다. 공공의료를 위한 감염병 대응체계가 인천에 구축돼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의료계에서는 감염병 환자 발생 시 수용에 어려움이 있는 민간 의료기관을 대신해 공공기관인 인천의료원에 감염병전문병원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인천의료원이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민간으로 국가 의료 지원이 쏠리고 있으나, 정작 신종 감염병 발생 시 방역을 수행하는 곳은 공공의료기관인 만큼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 신종 감염병이 공항·항만으로 지속 유입되는 만큼 인천에선 의료원을 중심으로 감염병전문병원 구축이 이뤄져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소홀이 들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