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건축 '적산' 포함 4단계 건설, 비용 산출 정확도 높인다
▲ 한노석 한얼종합건설㈜ 대표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창의력를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인천일보DB

'집을 한번 짓고 나면 10년을 늙는다.', '공사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나면 갑을 관계가 바뀐다.' 건설 분야에서 예전부터 내려오는 불편한 진실이다.

건설 순서를 살펴보면 집을 짓기 위해서는 설계와 견적, 시공 등 3단계로 진행하는 것이 그동안의 관행이다. 여기까지는 별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건설에서 가장 큰 문제는 시공 과정에서 추가비용이 터무니없이 든다는 것이다. 이것이 건축주를 10년 늙게 하는 요인이다.

추가비용은 왜 발생하는 걸까? 대부분 설계 과정에서 누락이나 잘못, 모순된 부분과 건축에 필요한 품목, 품질, 자재에 대한 모호한 부분들이 시공 과정에서 으레 발견된다. 재시공과 추가시공으로 이어지는 요인이다. 추가비용은 건축주와 시공자 간에 갈등이나 분쟁으로 불거져 사회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문제 발생 원인은 무엇인가? 견적을 보자. 한자로 볼 견(見)에 쌓을 적(積)이다. 견적을 내기 위해서는 무언가 쌓은 것을 보면서 비용을 산출해야 하는데 이것이 없다. 즉 건설의 문제 발생 원인은 그동안 적산(積算)이 빠진 것이다.

건설의 절차를 바꿔보자. 먼저 설계(계획수립)를 통해 건물의 규모, 구조, 기능 등 건물 기준이 정해지면, 이를 바탕으로 적산(모의건축)을 하는 것이다. 여기서 설계의 누락이나 잘못, 모순된 부분을 고친다. 그런 다음 공사에 필요한 품목, 품질, 자재에 대한 건축기준을 마련한 뒤 건물 기준과 건축기준을 가지고 견적(비용산출)에 이어 시공한다. 4단계 건설이다.

4단계 건설은 비용산출의 정확성을 높이고, 건축주의 예산과 부합할 수 있도록 얼마든지 조정도 가능하다. 또 시공 과정에서 재시공, 추가시공이 없어지고 이에 따른 추가비용도 사라진다. '적산'이라는 기능을 하나 추가한 4단계 건설로 갈등이나 분쟁이 사그라든다.

한노석 한얼종합건설㈜ 대표는 2017년부터 적산을 활용한 4단계 건설을 건축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인천시 주안 국가산업단지 안 지하 1층, 지상 8층 인천 뷰티코스메틱 센터 건물이다. 모의건축으로 시공비를 줄여 시중 분양가보다 20% 싸게 분양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