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6각수기·공기정화기 등
세계최초 자연여과 방식 개발
뛰어난 기술력 10개 특허 보유

연간 20만개 이상 제품 생산
해외 14개국 작년 수출 130억
반의 반 값 아프리카 해외공헌도
▲ 깨끗한 물 공급만으로도 전 세계 질병의 절반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물 박사 김길호 거산 대표가 광주에 위치한 회사에서 자연여과 방식 정수기 연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회사가 희망이다.'

딱 한 줄이 글로벌 강소기업인 거산의 사훈이자 비전이다. 망하지 않아야 멈추지 않을 수 있고 멈추지 않아야 생체에 가장 건강하고 이로운 물을 만들자는 계획을 이룰 수 있어서다.

경기 광주에 위치한 거산은 생명체가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깨끗하고 안전한 음용수를 공급하며 물을 바탕으로 하는 생명존중의 가치를 중요시하고 있다.

1983년 설립된 거산은 자연여과 방식 정수기, 6각수기, 공기정화기 등을 제조하는 물과 공기, 환경 쓰레기 청정기술 선도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6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지난해 수출액이 130억원 규모로 멕시코, 콜롬비아 등 해외 14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설립 40년 차 기업이다.

기업의 핵심역량으론 ▲정전기적 인력에 의한 흡착 ▲금속산화물 도핑, 유해물질 분해 ▲탄소 공소체 이용 구리이온 용출 소재 개발 ▲15대 미네랄, 세라믹 용출제어 ▲전이금속이 도핑된 악취분해 촉매 기술 등이 있다.

위 기술을 활용해 물에서 중금속, 독소 화합물, Nox, Sox 등 매연, 유해가스를 제거하고 녹조, 수인성 세균을 살균한다.

거산은 이같은 10개의 특허와 비공개 기술인 녹조 및 수인성 질병 살균기술, 이온화 서열을 이용한 Cu, Zn, Ca 용출 기술 등을 획득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가별 수질 특성에 맞춰 제품을 생산한다.

녹조가 심한 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엔 녹조균을 잡아주는 여과 필터를 사용하고 수질이 좋은 미국이나 일본엔 정수효과는 최소화시키고 항산화 작용에 좋은 수소수로 바꿔주는 정수 노하우를 적용한 덕에 연간 20만개 이상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중금속 오염으로 인해 수인성 질병이 많은 아프리카 지역을 위해선 당국 관계기관과 손을 잡았다. 과감히 이익을 포기하고 내년부턴 반의반 값으로 자연여과 방식 정수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현재 거산은 기존 자연여과 방식 정수기 생산은 물론, 세계 최초 특허 기술인 필터가 필요 없는 음식물쓰레기처리기와 일회용 플라스틱 물병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기능성 미네랄 텀블러 출시 등을 목표로 하며 기술력을 발휘하고 있다.


 

김길호 거산 대표 인터뷰

“물의 매력에 빠져 … 40년 넘게 한우물”

1980년대 청계천 시장서 시작
정수기 시장 70%가 우리 제품
현·미래 자산가치 1호는 '직원'
열정·아이디어 청년 창업 장려

 

▲ 김길호 거산 대표.

“물은 생명입니다. ‘생체에 가장 건강하고 이로운 생명수(물)를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하는 연구에 빠져 40년 넘게 꾸준히 한우물만 파고 있습니다. 카이스트에서 물의 매력에 빠져 1983년 거산을 설립했는데 그땐 지금처럼 물을 사 먹는 시절이 아니었어요. 우리가 선두자, 개척자죠. 거산의 상징성은 파이어니어(pioneer)입니다.”

전 세계 최초로 자연여과 방식 정수기를 제조한 물 박사 김길호 거산 대표는 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깨끗한 물 공급만으로도 전 세계 질병의 절반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믿는 그는 1983년 거산을 설립한 이후 줄곧 사람들에게 이로운 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80년대 등가구 자연여과 방식 정수기를 만들어 청계천 도깨비 시장에서 몇몇 사람한테 팔면서 시작했는데 우리 제품이 당시 직장인 평균 월급(30만원)이었으니까 대중화하긴 힘들었죠. 또 우린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야 하니까 양산이 어려웠습니다. 플라스틱으로 제조하려면 수천만 원짜리 금형 틀이 있어야 하는데 가진 돈이 없었으니까 수공예정수기로 출시했었던거죠. 그렇지만 정수기를 사용하는 집의 70%는 우리 제품을 들여놓았어요. 당시 정수기 시장의 70%는 거산이 쥐고 있었죠. 30년 넘은 지금까지도 우리 정수기만 쓰는 마니아 고객들도 많아요. 우리 물이 세계 최고니까 우리 물 아니면 안마시는거죠.” 물 박사인 그에겐 자부심이 느껴졌다. 그의 자부심 원천은 회사 경영에 있어 첫 번째 자산가치인 직원이었다.

“우리 직원들 덕분에 수출 경쟁력을 갖게 됐습니다. 이렇게 조그마한 회사에서 어떻게 연간 20만대를 수출하겠어요? 직원들이 우리 회사의 현재와 미래의 가치이자 자산입니다.”

실제 거산엔 타 제조업체와 달리 품질관리부서나 품질 책임자가 없다.

생산 직원의 4분의 1 이상이 정년인 60세를 훌쩍 넘은 베테랑이며, 생산 직원 모두가 생산하면서 스스로 품질 관리가 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혼자서 초기 자본 200만원을 갖고 맨주먹으로 거산을 창업한 김 대표는 젊은이들에게 창업 자금이 부족하다고 좌절하지 말고 하고자 하는 열정과 아이디어만 있다면 용기와 희망을 갖고 시작하라고 당부했다. “사채업자한테 돈 갚으라고 밤새 협박당해본 나도 오늘날 이렇게 인터뷰하고 있잖아요. 용기 있는 청년은 나 찾아와요. (창업)코디해줄 테니까, 채용해줄 수도 있고. 내 휴대전화 번호도 기사에 실어도 돼요.”

/글·사진 김보연 기자 boyeon@incheonilbo.com

/인천일보·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