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문일 논설위원.
▲ 이문일 논설위원.

요즘 귀농·귀어인이 부쩍 늘고 있는 추세다. 대개 삭막하고 치열한 도시 생활에 지친 이들이 선택을 한다. 나름대로 일정한 수입을 기대하며 희망섞인 낙관에 사로잡히기 일쑤다. 녹록하진 않아도 도시의 삶보다는 낫겠다 싶어 낙향을 주저하지 않는다. 여기엔 주로 은퇴한 이들이 '제3의 인생'을 모색한다. 최근 들어선 도시에서 직업을 구하기 어려운 젊은층이 뛰어들기도 한다.

이런 귀농·귀어 생활은 어떨까. 전문가들이 절대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고 한결같이 주장하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할 듯하다. 무작정 '대박'을 노리고 떠나면, '쪽박'을 찰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귀농·귀어 후 도시에선 상상할 수 없었던 삶이 기다린다고 한다. 도심의 분주한 일을 떠나 느긋한 일상을 즐기려는 자체가 요원할 수 있다. 오히려 농·어업에 신경을 쓰며 늘 노심초사해야 할 일이 수두룩하다.

큰 성공을 원했지만, 육체 노동의 고단함을 만나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예측불가능한 농작물과 수산물 가격 변동은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란 얘기만 믿고 귀농·귀어에 임했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귀농·귀어를 하기 전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하라고 조언을 한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에선 귀농·귀어를 하려는 이들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세우고 있다. 우선 농림부는 정책 홍보·교육 신청 등 정책 활용 측면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던 귀농귀촌종합센터 홈페이지를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운영한다. 통합플랫폼을 통해선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이들의 준비단계·수준 등을 진단한 후 단계별로 필요한 정보·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수부도 귀어귀촌 종합정보 플랫폼을 구축했다. 해수부는 8개 지역·지자체별 귀어귀촌지원센터와 귀어학교 등 관련 기관의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인천시가 내년에 전국에서 8번째로 귀어학교를 설립한다는 소식이다. 어촌 정착에 어려움을 겪거나 귀어를 고민하는 시민들에게 어선어업이나 양식업 등과 관련한 기술을 교육하기로 했다. 시는 10억원을 들여 지상 2층 규모의 기숙사를 신축한다. 교육 장소는 인천수산기술지원센터 대회의실이며, 내년 하반기부터 연간 80명의 수산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인천엔 현재 7900여가구 1만5200여명이 수산업에 종사한다. 지난해 인천의 귀어 가구는 전년보다 70% 넘게 늘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귀어·귀촌 인구는 지속해서 늘지만, 상당수는 정착에 애를 먹는 게 사실이다. 자치단체에선 이들의 안정적 활로를 돕고 지역 특화 정책 발굴에 집중하는 등 온힘을 쏟는다. 귀어·귀농에 참여하려는 이들도 막연하게 희망만 걸지 말고 실패의 쓰라림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으면 싶다.

/이문일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