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제) 준비된 CEO시장 유감
  김홍전 정치행정부장
 
 안상수 인천시장은 선거기간 내내 무엇보다 인물난에 허덕였다.
 뛰는 사람뿐 아니라 기획력 있는 사람이 턱없이 부족했다. 상대편과 비교해 너무나 열세였다.
 오죽했으면 현장기자들이 선거 직후 안 시장의 당선을 기적이라 했겠는가.
 당시 안 시장을 지원했던 한 인사는 이를 당선 후와 연계해 걱정을 아끼지 않았다. 캠프의 이런 진용으로는 향후 시정을 제대로 펴기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안타깝게도 이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듯하다.
 취임 후 연이어 불거지고 있고 있는 정무부시장 인사 내정 파동이 대표적인 예다.
 안 시장과 측근 인사들은 “지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대규모 국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국고 확보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임”을 역설하고 있다.
 하지만 미흡하다. 안덕수씨의 내정 철회가 이를 반증하고 있지 않은가.
 설령 안 시장측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하자. 그렇다면 이번에는 이런 질문에 답을 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국고확보가 부진했던 것은 정무부시장이 무능했기 때문인가.” 또 “정무부시장의 역할은 국고확보만 잘 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인가.”
 물론 어느 경우에도 답을 강요할 수는 없다. 안 시장 캠프의 최근 분위기를 봐서는 소귀에 경읽기 식으로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신 인물난과 관련, 세간에 나돌고 있는 우려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어느 정도까지는 안 시장에 대한 신뢰도 실추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시민단체들의 최근 움직임은 이런 감을 갖게 한다.
 뿐만 아니라 현재 인천시에는 현안이 산적돼 있다. 흔히 최기선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것으로 이들은 대부분 풀기 어려울 정도로 엮여 있다.
 이러하건만 아쉽게도 시민단체나 경제단체에서는 시공무원 한계론 제기가 끊이질 않는다. 현재의 공무원 마인드와 시스템으로는 복잡한 화두풀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례로 시민단체들은 지역 최대 현안중 하나로 꼽히는 송도미사일기지 이전처리가 이처럼 꼬인 책임을 공무원의 무능에서 찾고 있다.
 최근 불거진 무의·영종도 관광단지 개발과 관련된 CWKA사의 부적격 문제에 대한 시각 또한 이와 다를 바 없다.
 시청 내부에서조차 종합적인 사고와 기획력 있는 사람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도 공무원의 이런 내부 실정과 무관치 않다.
 결국 화두풀이의 시작은 새 시장의 몫일 수밖에 없다. 시장이 꼬리표처럼 달고 있는 인물난에 대한 우려 불식도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된다.
 외부의 강요나 권유로 인사가 이뤄지고 무원칙하게 업무가 처리되는 것은 다시 과거로의 회귀일 뿐이다.
 이제는 CEO시장으로서의 원칙과 시정 운영 방안 등을 밝혀야 한다. 수십년만에 맞은 지역연고 시장으로서의 여유와 포용력도 보여 줘야 한다.
 “준비된” CEO 시장이라 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