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로 수원시와 화성시 최대 현안인 '군공항 이전'의 시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정치권에서 '국제공항 건설'을 포함해 약 7년째 멈춰있는 사업 재추진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움직임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달 초 당수2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과 관련, 수원시에 협조 공문을 보내 군공항 이전사업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시는 사업계획 및 현황, 조성 규모 등을 비롯해 국제공항 건설 로드맵 내용도 제공할 방침이다.

당수2공공주택지구는 권선구 당수동 일원 68만4949㎡ 면적에 달하는 대단위 개발로, LH가 2019년 4월 지구지정을 정부에 제안했다. 착공은 2023년 예정이다. 다만 이곳은 군공항 전투기 소음 영향권에 해당, 이와 관련한 대책이 필수 조건이다.

환경부는 최근 LH에 군공항 이전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그 계획을 반영시킨 다음 환경영향평가를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직접 현 상황을 진단한 셈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LH가 자료 확보를 계기로 향후 군공항 이전사업에 관심을 높일 가능성도 예측된다. LH는 국방부가 화성 화옹지구를 예비이전후보지로 확정한 2017년 2월 이후 시와 수차례 접촉해 사업 협의를 벌인 바 있다.

LH는 그해 11월 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사업설명회에도 참여하는 등 관심을 드러냈다. 당시 사업에 대한 공기업의 관심은 LH뿐만이 아니었다. 경기도시공사(현 경기주택도시공사·GH)도 앞서 시와 업무협약까지 체결했고, 내부적으로 조직 편성 등에 나섰다.

군공항 이전은 현행법상 기존부지를 매각한 대금으로 신규 건설 등 조성비를 충당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이뤄진다. 일반적인 개발보다 많은 과정과 협의가 요구되는 사업이다.

수십조원의 재원으로 이전부지에 보상 및 생활·교통·문화·체육 기반 인프라를 조성하는 등 개발 규모도 '메머드급'이다. 이에 개발사업 노하우를 많이 보유하면서, 공공성을 갖춘 공사가 참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구지역의 추진 사업에도 LH가 참여해있다.

국가 사무로서 군공항 이전 업무를 총괄하는 국방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방부는 지난달 25일부터 군공항 이전사업에 관여하는 자문위원단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건축·군사·회계·교통·환경 등 분야 민간 전문가들과의 그룹을 만들고 심층 논의를 토대로 사업의 계획·시행 방법, 보완 사항 등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려는 목적이다.

지난 4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군공항 이전 관련 관심과 의향을 묻는 질문에 “국방부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긍정적 반응을 내비췄다.

이날 질의자인 김진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무)은 “국방부는 군사작전 적합성 6가지, 공항입지 적합성 7가지를 충족한 화옹지구를 지정해놓고, 소극적으로 했다”며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통합국제공항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확대했고, 대선과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모두 공약이 나왔다”는 등 의견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2일 수원시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군공항 이전에 중앙정부가 대폭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경기도지사 후보 민주당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국민의힘 김은혜 전 의원도 군공항 이전 및 국제공항 건설 공약을 냈다.

수원시는 현재 지자체 차원에서 통합국제공항 개발계획이나 이전 주변 지역 지원방안 등 각종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타당성과 근거는 물론, 주민 상생 사업을 마련하는 행정 절차가 분주한 상태다.

한편 2019년 들어 군공항 이전사업과 결합한 국제공항 건설 방안이 경기남부권 8개 상공회의소의 제안 등으로 떠올랐다. 이 방안은 관련 연구용역에서 비용대비편익(B/C) 값이 2 이상으로 높게 측정됐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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