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년간 성찰 담은 감성에세이
절제된 말투로 담담하게 풀어
사이사이 직접 그린 삽화 볼맛나

 

▲ 서 있는 기타, 박성실 지음, SUN, 240쪽, 1만5000원
▲ 서 있는 기타, 박성실 지음, SUN, 240쪽, 1만5000원

길모퉁이를 돌아서다 전신주에 기대선 기타 한 대에 눈길이 멈췄다. 뻘쭘하게 서 있는 원목 색의 통기타. 긁힌 자국이 있었지만 망가진 것 같진 않았다. 다가가 살펴보니 줄이 하나 끊어진 상태. 가만히 튕겨 보았다. 소리가 맑진 않아도 제법 울렸다. 새 주인을 찾아 누군가의 가슴을 울려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설핏 스쳤다 … 우리의 푸르렀던 날을 기억하는 그대! 한때 누군가의 아픈 마음을 위로해 준 것만으로도 존재의 의미가 있다 할 수 있지만, 이제 다시 온몸을 떨며 울리는 소리를 듣고 싶구나. 서 있는 기타여!

▲ 박성실 작가는 첫 수필집 '서 있는 기타'에 그가 직접 그린 삽화 34점을 실었다.

인천을 사랑하는 박성실 작가가 첫 수필집 <서 있는 기타>를 펴냈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생명의 소중함과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담하면서도 절제된 문장으로 썼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감사, 소외된 이웃을 향한 따스한 시선이 책장마다 담겨 있어 감성에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2년여간 팬데믹 기간 동안 자연과 가까이 교감하고 자신을 성찰한 고요한 과정을 책에 여실히 드러냈다. 책 사이사이 그가 직접 그린 삽화 34점을 곁들였다.

인천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작가는 교회연합신문사 기자와 인천생명의전화 상담실장을 거쳐 대한가정법률상담소 인천지부 개설의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원장과 부이사장으로 봉사한 바 있다. <하얀 날개의 전설>에 일러스트레이터로 참여하였으며 현재 월간 <좋은수필>의 편집위원으로 매월 일러스트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 박성실 작가

박성실 작가는 “너나없이 외롭고 끝 모를 불안의 시간을 살아 내고 있는 독자에게 포근한 위로와 희망을 드리는 마음으로 책을 출간한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