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건축사 모두 최고의 실력 펼치도록 최선”

취임 1년…건축사생존권 증진 노력
설계비 완불 증명서 현실화 협상중

안전 담보 위한 '감리' 중요성 강조
확장 등 감리비 받을수 있도록 개정

노후 연금 마련 위한 조합 설립나서
회원 조합비 통해 이익금 배분 방식

장애인 이동성 증진 위해 고민중
인천건축문화제 진정한 축제로 준비
▲ 김장섭 대한건축사협회 인천광역시건축사회 회장이 인터뷰 도중 설계 도면을 설명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알알이 점이 촘촘하게 모여 선을 이룬다. 선이 움직여 면을 만들고 윤곽을 다진다. 그렇게 공간은 면으로 쌓인 입체가 돼 대지를 구획시킨다. 지친 몸을 쉴 수 있게 하는 집과 하루를 쏟은 학교·직장 등 삶은 건물 속에서 이뤄진다.

인천이란 터는 건물과 건물이 어깨를 나란히 해 도시로 완성됐다.

어쩌면 300만 인천시민과 가장 밀접한 직종은 건축사일 거다. 그들 손끝에서 쓸모없는 땅이 가치 높은 공간으로 탄생하기 때문이다.

1981년, 인천이 직할시로 승격하며 인천시건축사회가 탄생했고 현 20대 회장으로 김장섭(61, 제이에스 건축사사무소 대표)씨가 봉사하고 있다. 김 회장은 늘 강조한다.

“인천에서 활동 중인 건축사 모두가 최고의 실력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8일 인천 중구 인천시건축사회 사무실에서 김 회장을 만났다. 취임 후 1년간의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 인천시건축사회의 꿈을 들어봤다.

▲ 김장섭 대한건축사협회 인천광역시건축사회 회장./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김 회장은 지난해 제20대 대한건축사협회 인천광역시건축사회 회장에 당선됐다. 김 회장의 임기는 2021년 4월부터 오는 2024년 3월까지이다.

그의 선거 문구는 단순 명료했다. 그리고 인천시건축사회의 당면 과제를 꿰뚫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선거 때 회원 460여명의 '생존권과 복지'를 가장 중요한 선거 문구로 세웠다”며 “임기 1년을 보내며 회원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 더욱 노력해 대한민국 최고의 건축사 권리 증진이 이뤄지는 인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협회 창립 30주년 때는 '부회장'으로, 창립 40주년은 '회장'으로 직책을 수행 중이다.

그렇게 선거 때 약속한 것들이 하나씩 성과를 내고 있다.

그는 인천 건축사의 생존권문제 해결에 나서고, 건축사 업무 관련 법과 제도 개선을 다짐했다. 또 협회 위원회 슬림화·전문화를 통해 업무 효율화를 이뤄낼 것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우선 김 회장은 설계비 완불 증명서 제도 현실화를 위해 발로 뛰고 있다. 법률적 근거가 부족해 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인천시의회를 찾는 등 현실화를 타진 중이다.

김 회장은 “협회 의무가입이 시행된 만큼 설계비 완불 증명서는 실현될 것”이라며 “이는 회원의 생존권 확보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감리대가 산정 방식 개선은 운영되고 있다.

그는 “회장 취임 후 감리비 규정을 바꿨다”며 “그동안 필로티, 옥탑, 다락, 확장형 발코니 등은 감리비에서 제외됐지만 이러한 부분까지 모두 감리비를 받을 수 있게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회원들에게 감리비 약 30%가 증액된 효과를 봤다”고 덧붙였다.

“아프면 병원을 찾아 의사에게 전문적인 상담을 받듯, 땅을 매입해 건물을 세우고 싶으면 건축사에게 먼저 문의해야 한다”고 설명하는 김 회장, 그는 “시민 모두가 제대로 땅을 사고 안전한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인천 건축사가 함께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렇기에 요즘 건축물에 대한 최대 화두인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감리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한다. 건축 관련 법령 및 각종 제도의 다양화로 외부 전문가 도움이 필요한 회원을 위한 '외부 전문가 자문위원 제도' 도입은 그 연장선이다. 자문위원은 건축학과 출신 건축전문 변호사와 회계사 그리고 노무사 등으로 이뤄졌다. 특히 회원들의 건축 관련 소송에 대한 초기 대응방안과 건축 관련 소송 사례 등에 대한 온라인 강의도 기획돼 조만간 건축사 실무교육이 실시될 예정이다.

김 회장은 회원 복지에도 팔을 걷었다.

서울과 경기 등 타 지역 협회에서 시행 중인 상조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다.

'인천시건축사회' 명의의 상조용품을 마련해 “작은 부분이지만 회원 자부심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며 자부했고, 경조사규정을 개정해 협회 지원금 분야를 넓혔다.

회원들의 노후준비를 위해 차근차근 발을 내디디고 있다. 회원 모두 '개인 사업자'인 만큼 노후 연금 마련을 위해 조합 설립에 나섰다.

김 회장은 “인천 건축사 회원분들은 그동안 혼을 넣어 남의 땅을 최대한 값어치 된 곳으로 탈바꿈시켰다”며 “그러다 보니 자신의 노후 설계를 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합 설립을 구상 중으로 올해 가장 큰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법률적, 협회 규정 등을 따져 회원이 낸 조합비를 통해 시행사가 돼 이익금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건축사 활동이 20년을 훌쩍 넘겨 어느덧 30년을 앞둔 김장섭 회장, 1980년대 초반 고 김일호 건축사를 통해 건축사의 꿈을 키웠다. 낮에는 현장과 사무실에서 일하며, 밤잠을 쪼개 시험 준비를 해 현재의 인천시건축사회 회장으로 봉사 중이다.

그는 “건축은 한정된 공사비로 최대 이윤을 남길 수 있는 방안을 찾는 현실과 이상 간의 끊임없는 협상의 연속”이라며 “예전보다 공공건축물도 시민 편리성을 위해 상당히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최근 장애인 이동권 문제에 ”인천시건축사회는 장애인협회와 업무협약을 맺으며 장애인 이동을 편하게 할 수 있게 고민 중”이라며 “현 건축법에 상당한 제약이 따르겠지만 장애인 이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모두의 배려와 그에 따른 재정이 뒷받침되길 바란다” 밝혔다.

한국에서 손꼽는 인천건축문화제가 운영될 수 있는 방안도 찾고 있다. 이달 중 조직위원회가 꾸려지고 준비위원회가 구성되면 구체화되겠지만 '인천건축문화제 상설화'를 통한 안정적이고 수준 높은 문화제 진행을 계획하고 있다.

1999년 시작된 인척건축문화제의 올해 주제는 (가안)캠프마켓. 김 회장은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행사가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바뀌는 만큼 기대가 크고 그만큼 시민의 진정한 축제이자 참가자 모두의 수준 높은 행사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천시건축사회는 지난해 인천 중구와 '건축문화 발전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중구 건축문화 발전과 개항문화 미래도시 조성의 틀을 다지고 있다. 이를 넓혀 인천 건축물 그리기 대회로 확장 시킬 예정이다.

김 회장은 “인천의 미래 세대에게 창의성과 꿈을 키워줄 수 있도록 인천시건축사회가 앞장서겠다”며 “시민과 호흡하는 인천시건축사회가 되도록 남은 임기동안 회원 한분 한분의 생존권 확보와 복지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1961년 생인 김장섭 회장은 부천대학교 건축과를 졸업했다. 이후 인천시건축사회제15대 감사와 인천건축사회제16대 부회장 등을 거쳐 지난해 제20대 대한건축사협회 인천광역시건축사회 회장에 당선됐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