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 유감표명 유감
조 항 룡
국민홍보위원 인천광역시협의회장

서해교전에 대한 북측의 ‘유감표명’이라는 어휘를 놓고 우리 내부에서 설왕설래 말들이 많다.
 많은 국민들이 유감이라는 표현에 불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나 자신도 유감이라는 단어의 의미 속에 진정한 사과의 뜻이 담겨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북한은 그나마 직접사과를 포함한 유감표명의 경우가 과거 1·21 사태 이후 이번까지 네 번밖에 안되니 비중을 따지자면 사과의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엄청난 희생의 대가로는 태부족이다.
더 나아가 유감이들 사과든 간에 사과의 주체가 김정일 위원장이 아닌 내각참사라니 우리 국민들은 더 기가 막힐 노릇이다.
북한의 상투적인 전술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매번 당하는 건 우리 쪽이다. 치고, 빠지고, 대화제의로 우리가 방만해진 틈을 노려 그들의 목적하는 바를 이루는 것이다. 이 전술의 되풀이가 이번에도 또 적용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없지 않다.
북측의 목적은 커다랗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겠다.
먼저 최근 경제개혁으로 알려진 조치로 절대 부족량의 식량문제다.
경제개혁이 성공하려면 수요에 따르는 공급이 충족되어야 하나 지난 7월초에 단행한 배급제 폐지로 식량난은 더욱 가중될 것이고 우리의 1천3백여만t 가량의 쌀 재고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햇볕정책의 현실성이 결여된 이상주의에 치우친 정책이다.
상호주의를 원칙으로 삼는 햇볕정책의 의무는 우리에게만 부과된 것 같은 착각을 남·북 모두가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북·미 대화와 관계개선으로 얻을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북측으로서는 남북대화를 하겠다는 표현을 완충으로 삼아 강경 일변도인 미국의 대북 강경정책을 피해가면서 지원을 받아내려는 의도인 것 같다.
이러한 북측의 목적을 간파할 수 있다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현실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정책이라는 것은 이상이 결여되면 방향을 잃게 될 것이며 현실이 결여되면 실속이 없게 마련이다.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은 변화를 추구할 수 없는 정책인 이상주의적 포용정책이며 북측은 2천2백만 북한 주민이 살아 남을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를 깊이 인식하고 이제까지의 전술적 제스처를 진실되고 합리적이고 실질적으로 바꾸는 길만이 유일한 생존방법이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한번 외치고 싶다.
남과 북! 모두! 바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