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전 탄생 110주년 봄 기획전
주로 세태 풍자적 영모화 그려
문화 서구화 속 전통계승 힘써
7월3일까지 대표 70여점 선봬
▲ 월전은 뱀을 먹는 황소개구리에 빗대어 서구 문화가 기존의 것을 잠식해가는 폐해를 고발하기도 했다. 장우성 작 '황소개구리(1998)'./사진제공=이천시립월전박물관

이천시립월전미술관과 한벽원미술관이 2022년 봄 기획전 '월전우화: 월전의 영모화'을 연다.

이번 전시는 월전(月田) 장우성(張遇聖, 1912∼2005)의 11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 그의 동물 그림을 한 자리에 모았다. 전시는 1, 2부로 나눠 진행되며 1부는 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서 오는 7월3일까지 약 3달간, 서울 한벽원미술관에서 2부 전시가 오는 29일부터 6월22일까지 약 2달간 열릴 예정이다. 전시를 통해 월전 장우성의 대표적 동물 그림 70여 점을 선보인다.

미술관은 월전 장우성 탄생 110주년을 맞아 그 작품 세계 핵심인 동물그림을 집중 조명하려는 의도로 이 전시를 마련했다. 전시에서는 그의 동물 그림의 전모를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193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는 그의 오랜 작품 세계의 변화와 특징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월전 장우성은 현대 한국화 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발자취를 남긴 작가다. 그는 사회 전반은 물론 문화와 미술의 전면적 서구화가 진행된 20세기 상황 속에서 전통시대 문인화의 미의식과 표현방식을 계승, 발전시키며 자신의 작품 세계를 일궈갔다. 이는 현대 한국화 작가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주요한 하나의 경향을 이루게 됐다. 이런 월전의 작품 세계에 있어서 영모화, 즉 동물 그림은 중요한 장르였다.

그의 초기 동물 그림에서는 사실성과 장식성이 두드러진다. 당시 월전은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몇 차례 동물원에 방문하고 갈매기를 스케치하기도 했다. 과거의 작품이나 판화 화보 등을 참조해 정형화된 동물을 그리던 조선시대와 다른 태도를 취한 것이다. 사실 이것은 20세기 전반 서구 미술의 영향을 받아 동아시아 전체에서 등장했던 흐름이자 특징이었다. 특히 그는 영모화의 대상을 세태풍자적인 소재로 바꾸어 그렸다. 그중에서도 황소개구리라는 소재는 누구도 그린 적이 없던 것이었다. 월전은 뱀을 먹는 황소개구리의 모습에 빗대어 서구의 문화와 문물이 기존의 것을 잠식해 들어가는 폐해를 고발하기도 했다. 그는 인간사회의 비열함과 천박함, 온갖 부정부패가 팽배한 서글픈 세태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의도를 동물에 빗대 표현했다.

/홍성용·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