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 화이트블럭, 7월3일까지 당림 이종무 개인전 '산에서 산산이'...백두산·서해안 등 누비며 작품 활동
▲ 이종무 작 '소나무가 있는 신록'. /사진제공=아트센터화이트블럭
▲ 이종무 작 '백두산 천지의 백년초'. /사진제공=아트센터화이트블럭

파주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7월3일까지 당림 이종무 개인전 '산에서 산산이(山山散散)'를 연다.

이번 전시 '산에서 산산이(山山散散)'는 당림(棠林) 이종무(1916~2003)가 말년에 그린 풍경화를 통해 당림의 여유롭고도 올곧은 삶의 태도를 살피는 전시다.

전시명 '산에서 산산이'는 1970년대 중반 이후 '산산이 흩어지던' 당림의 심상과 전국 산하를 누비던 당림의 노년시기 태도를 형상화했다. 겹치고 겹친 깊은 산이 바다처럼 무한히 펼쳐지는 장엄한 풍경이나 산간 풍경을 눈앞에 두고 당림은 화가로서의 삶과 인생 말미의 가치관을 함축해 화폭에 옮겼다.

1950년대 중반 구상 양식에 기반을 두고 출발한 당림의 화풍은 말년까지도 지속했다. 특히 1950년대 말 시대적 상황은 당림의 추상미술 양식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 시기는 당림의 양식적 변화의 과도기로 무엇보다 차분한 내면의 감성으로 자연을 통해 심상을 표현하려 했던 일관된 작업 의식을 짐작할 수 있다.

당림은 화단 활동을 거의 중단한 채 고향인 천안 아산 당림미술관을 건립한 이후 주변 풍경을 비롯한 서해안, 백두산 천지까지 직접 눈에 담으며 자연에 대한 애정으로 풍경화에 몰두했다.

당림의 제자인 서양화가 이근신은 “매사에 엄격하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고 꾸준히 그림 속에 묻혀 사는 선생님의 인격이 단단한 산사나무 열매 '아가위'를 뜻하는 아호 '당림(棠林)'과 같은 의미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담담한 시선과 절제된 태도로 세상을 마주하려 했던 당림의 태도는 말년의 풍경화에서 사사로운 것의 재현을 생략하고 단순화하려는 조형적 특징이 드러난다. 자연 그 자체를 왜곡 없이, 담백하고 단정하면서도, 동시에 품위 있게 재현한 화풍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채도를 낮추고 따뜻한 색채를 사용해 온화한 색채 감각을 드러내고 평면성이 드러난 1980년대 이후 풍경화의 조형성은 자연의 생명력과 기운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려 했던 남은 삶의 여유로운 의식이 투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1950~70년대 풍경에서 산의 변주와 형태의 변화를 강한 원색과 선, 원근법을 통해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면 1980년대 이후에는 명암이나 원근법보다는 평면성이 두드러진다.

화이트블럭 관계자는 “주관적으로 재해석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풍경화로 온화하게 노래한 당림, 그의 진실한 삶의 태도와 정서를 이번 전시회를 통해 경험해 보길 바란다”고 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