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국제음악제 오늘 공연서 원일 예술감독 '디오니소스 로봇' 지휘
내일은 삼도수군통제사영서 '대취타-역' 시작으로 경기민요 선보여
▲ '세병관 콘서트'가 펼쳐질 삼도수군통제사영 건물 전경. /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장르의 무(無)경계를 통해 한국음악의 무한한 확장을 선도하고 있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30·31일 '2022 통영국제음악제' 무대에 오른다.

2022 통영국제음악제는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과 그의 음악을 기리는 행사로,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국내 대표 음악 축제다.

'다양성 속의 비전(Vision in Diversity)'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올해 콘서트는 '디오니소스 로봇'과 '세병관 콘서트'로 나눠 각각 공연될 계획이다.

30일 선보이는 '디오니소스 로봇'은 통영국제음악재단에서 위촉한 작품으로, 원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이 작곡과 지휘, 연주를 맡았다.

이 곡에는 원 감독이 철학자 니체의 '디오니소스론'을 읽다가 물질적 실재가 아닌, 연주자들의 소리 에너지로 디오니소스를 부활시키고 싶은 의지가 담겼다.

그는 “모든 예술가들은 어쩌면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 붙여 초월하고, 퍼포먼스와 작품을 통해 부활하고자 하는 잠재적 디오니소스 로봇들과 같다는 것에 영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작품은 즉흥과 구성, 해체와 조합, 신명과 영성의 소리집을 짓고 부수며 끊임없이 변신해가는 인간이자 기계인 디오니소스의 정신을 시나위오케스트라의 연주를 통해 선보인다.

작품은 ▲새벽, 속삭임 ▲Wake up mirror ▲D패 ▲추리추리 ▲검은 태양 ▲시나위 Bot 등 6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특히 부제 '타악과 전자음향, 인성에 의한 심포니아'처럼 다양한 타악기들과 한국의 전통악기, 거기에 컴퓨터로 만든 전자음향과 인성의 소리 조합을 통해 표현되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어 31일 오후 4시에는 삼도수군통제사영의 관청에서 선보이는 '세병관 콘서트'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만의 주요 레퍼토리를 만나볼 수 있다.

본래 이곳은 우리나라 국보로 조선 후기(1603년) 이순신 장군의 전공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곳이며, 후에 삼도수군통제사영의 건물로 사용된 곳이다. 20여 년간 통영국제음악제를 진행했으나 세병관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야외무대로 그 의미가 특별하다.

삼도수군통제영의 관청에서 진행하는 공연답게 '대취타-역(易)'으로 호기롭게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또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산유화', '다시 부는 바람, 유산가' 등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성악앙상블 소리봄의 정가, 경기민요 등 남녀노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또 과거 윤이상 작곡가의 '교가 짓기 운동'에서 시작돼 한 축이 된 '통영고등학교 교가'도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소리로 들어본다.

이 밖에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수석악장이자 월드뮤직그룹 잠비나이의 리더인 이일우가 춘향가 中 '어사출두'를 감각적으로 편곡해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통영국제음악제 유튜브 계정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로도 감상할 수 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