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미술관 '소장품으로 움직이기' 전시]

정체성 담론 치열했던 2010년
다양한 해석·비평 안겨준 작품
관객, 젠더 시각·감정 변화 체감
다름에 대한 이해 확장 기대감
▲ 송영화 作 '캐주얼 비주얼'

경기도미술관은 내년 3월19일까지 2022년의 첫 번째 전시로 미술관 소장품전 '소장품으로 움직이기'를 연다.

약 1년간 열리는 이번 전시는 '문화다양성'이라는 미술관 의제에 맞춰 소장품 가운데 재분류한 2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미술관은 2010년 전후로 제작된 이 작품들은 정체성에 대한 담론이 치열했던 당대의 분위기에서 다양한 해석과 비평의 길을 열어준 감각적인 작품들이자 동시대적 문화 가치로 기능한 것들이라고 소개한다.

전시를 통해 '젠더(gender)들의 만남의 장'이 펼쳐지기를 기대하고 소장품 각각의 이야기로 '나'와 '또 다른 나'의 만남을 주선하고자 한다. 여기서 '젠더'는 미국 철학자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 1956~)의 개념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버틀러는 '내가 누구인가'보다 '과정 안에서의 나', '문화 안에서의 나'에 초점을 맞추며 보다 많은 유형의 사람들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틈을 제공한다.

▲ 윤정미 作 '핑크 프로젝트-지우와 지우의 핑크색 물건들'

'소장품으로 움직이기'는 2022년 현재 시점에서 소장품을 바라보고 2010년 전후 공감되었던 지점을 작품을 통해 환기하고자 한다. 이렇게 재분류된 소장품들은 1년간 당시의 기억을 머문 채 전시되며 당대 문화와 사회 안에서 격렬히 고민한 흔적을 제공한다. 전시제목 '소장품으로 움직이기'에는 이번 전시의 고유 목적이 그대로 담겨 있다.

경기도미술관은 소장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의 시각과 감정이 움직이기를 바라보면서 1년간 운영되는 전시 기간에 언제든 다시 방문해 자신의 시각에서 소장품을 다시 돌아볼 수 있도록 장치했다. 이어 5월 시작되는 전시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젠더 이슈와 관련한 공론의 장이 펼쳐지고 이를 통해 서로 다름에 대한 이해가 지금보다 확장되고 깊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