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아트스페이스광교 3주년 전시 '아워세트: 아워레이보×권오상']

독특한 공간 구조와 연출방식 속
사진·조각 개념 전복시킨 작품들
작가-미술관-관람객 관계 고민시켜
현대미술 새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
▲ 모터쇼 쇼케이스 현장으로 구성한 세트1 '더 스컬프쳐'.
▲ 세트5 '또 다른 즐거운 곳으로 여행'. /사진제공=수원시립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 아트스페이스광교는 개관 3주년 기념전으로 작가 권오상과 크리에이티브 그룹 아워레이보의 협업 전시 '아워세트: 아워레이보×권오상'을 오는 5월22일까지 연다.

'아워세트: 아워레이보×권오상'은 사진과 조각의 개념을 실험적으로 전복시키는 작가 권오상과 미술을 기반으로 공간의 구조와 연출 방식을 고민하는 크리에이티브 그룹 아워레이보의 협업으로, 하나의 촬영 세트 같은 장면을 전시로 선보인다.

전시는 권오상 작가의 작품과 아워레이보의 공간 연출 등 9개의 세트로 구성했다.

세트1에서는 모터쇼 쇼케이스 현장으로 구성해 유명 슈퍼카 엔초 페라리와 부가티 베이런을 본뜬 '더 스컬프쳐 3', '더 스컬프쳐 4'를 전시한다. 두 대의 자동차는 작가의 손자국을 담은 울퉁불퉁한 표면을 갖고 있지만, 좌대가 아닌 검은색 카펫 위에 전시돼 현시대의 명품이라 불리는 슈퍼카로 인식되도록 유도한다.

세트2에서는 권오상의 대표적인 사진 조각 연작인 '데오도란트 타입'의 '넵튠'을 비롯해 '루비 나이키 배이프' 등 아워레이보의 화려하고 독특한 조명 방식과 만나 패션쇼의 한 장면을 연출한다.

세트3 역시 권오상의 데오도란트 타입의 작품 '비스듬히 기대 누운 남자'를 아워레이보가 제작한 아이소핑크(압축 스티로폼) 좌대 위에 놓아 카메라 셔터에 맞춰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델처럼 보이도록 해 사진의 2차원적 특징과 조각의 3차원의 특징을 동시에 담아낸다.

세트4에서는 미국의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1898∼1976)의 모빌을 권오상의 방식으로 오마주한 '붉은 셔츠와 휘슬, 칼더의 서커스'를, 세트5에서는 2020년 겨울 한 백화점 쇼윈도에 설치됐던 '또 다른 즐거운 곳으로 여행' 작품을 2022년 아워레이보와 함께 새롭게 선보인다.

세트6은 '작은 종잇장이라도 공간을 차지하며 혼자 설 수 있다면 조각'이라는 권오상의 조각에 대한 개념을 담은 연작 '더 플랫 The Plat'이다. 패션 잡지에 등장하는 보석, 시계 등 광고사진, 디자인, 인테리어 잡지의 이미지 등을 차용한 '더 플랫 16, 17, 18 The Flat 16, 17, 18' 등의 시리즈로 확장된 대상과 소재의 활용을 통해 현대미술의 영역에서 조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세트7에서는 평면으로 제작된 콜라주를 입체로 제작한 '뉴 스트럭쳐 17'을 크로마키처럼 보이는 녹색을 배경으로 해 선보인다.

세트8에서는 손에 쥐고 감상할 수 있는 조각을 만들고자 제작된 연작 '스몰 스트럭쳐'로 타워형 구조물 안에 자리한 미니카 99대를 전시한다. 미니카들은 마치 자동차 회사의 출고 타워에 놓인 모습을 연상시킨다. 세계 3대 레이스 중 하나인 '르망 24시간 레이스'에 등장하는 차를 약 43분의 1 정도의 비율로 축소해 놓은 형태다.

마지막으로 세트9에서는 자작나무위에 이미지가 담긴 나무판을 쌓아 올리는 콜라주 같은 형태의 '릴리프' 연작을 선보인다. 서로 연결성이 없는 이미지를 중첩해 평면으로 완성된 작품은 아워레이보의 연출과 만나 또 다른 판형에 올려진 콜라주와 같은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김진엽 수원시립미술관장은 “'아워세트: 아워레이보×권오상'은 작가-미술관-관람객 간의 새로운 관계를 고민하는 자리로, 새로운 연대의 장으로 마련된 '우리의 세트'에서 동시대 현대미술을 다각도로 경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