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활성화 방안 조성 추진
연예인 소재 사업 실효성 의문
주민의견 우선 수렴·검증 제기
구 “여론조사 등 진행할 예정”
지난해 7월, 홍인성 인천 중구청장(왼쪽)과 가수 송창식씨(오른쪽)가 '가수 송창식 거리' 조성사업 공동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 중구청

인천 중구가 신흥동에 송창식 거리를 조성하기 위한 준비에 나선 가운데 지역 주민 사이에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인천 중구에 따르면 신흥동 일원에 가수 송창식의 음악과 인생을 느낄 수 있는 거리를 만들 계획이다.

구는 지역 활성화 차원에서 도시재생 사업 일환으로 이번 사업을 구상했다.

송창식은 1970년대 우리나라의 포크 열풍을 불러일으킨 대표적인 가수다. '담배가게 아가씨', '고래사냥, '우리는' 등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켰으며 현재도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그는 중구 신흥동에서 태어나 지금의 신흥 초등학교와 인천중학교를 다니며 유년 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구는 지난해 7월 협약을 맺고 거리 만들기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전문가 등을 초청해 포럼을 열어 국내와 해외 음악가 거리 조성 사례를 살펴보고 성공 요인과 한계점에 대한 분석과 자문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과 충분히 공감대를 쌓지 못한 상황에서 사업이 진행되자 주민 걱정이 잇따른다. 특정 연예인을 대상으로 거리를 조성해 과연 지역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다.

이모(60)씨는 “송창식 가수가 유명하지만 젊은 친구들은 잘 모른다”며 “과연 거리가 생기면 얼마나 지역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몇몇 향수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거리를 찾을 수는 있지만 관광지로 인기를 끌 수 있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75)씨는 “지역 발전을 위해 거리를 만든다는 것은 좋지만 현실적으로 이 지역과 맞는 콘텐츠가 개발돼 적용돼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사업을 진행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주민들의 의견을 꼭 수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철저한 준비와 검증을 통해 주민들이 원하는 거리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박상길 구의원은 “김구 거리의 경우 사업 시작 후 주민 의견을 수렴했는데 그때처럼 오류를 범하지 말고 주민 의견을 우선으로 검토해 사업을 진행하길 바란다”며 “거리를 만들 거면 이번에는 제대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성급하게 진행하지 말고 문화 도시 중구에 맞게 사업을 펼쳤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구는 내달 중 기본구상 용역을 진행해 지역 주민들의 여론 조사를 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현재 송창식 거리 관련해서 정확한 계획을 세우기 전”이라며 “기본구상 용역을 하면서 주민 여론 조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도시재생 사업을 하던 중 발굴된 콘텐츠로 낙후된 지역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여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