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의 건축물과 유적을 조사한 보고서가 발간됐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지난 2년여간 캠프마켓에 대한 현장조사와 유물수집 결과를 총망라한 '미군기지 캠프마켓과 인천육군조병창 유적 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고 9일 밝혔다. 보고서 별책으로 '캠프마켓 1단계 반환구역 건축도면 해제집'도 함께 내놨다.

캠프마켓 조사는 지난 2020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박물관은 인천시가 국방부로부터 인수한 캠프마켓 건축물 43채에 대한 설계도면 27롤(1002매)과 이력카드 74부를 임시보관하고 있었는데, 외부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초빙해 해제 작업에 착수했다.

김태형 재단법인 목천 문화재단 연구원이 설계도면을 해제하는 작업을 맡았고, 이연경 인천대학교 지역인문정보융합연구소 학술연구교수가 캠프마켓 건축물의 현황과 특징·용도를 파악했다. 부평 지역 역사를 오래 연구해 온 김현석 생태역사공간연구소 공동대표는 캠프마켓 부지 일원에 대한 연혁 등 전반적인 역사를 총정리했다.

현장조사는 사진과 동영상 촬영 등을 통해 캠프마켓 내 건축물 모습을 기록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최근 지역사회 논란의 중심에 있는 조병창과 달리 문화재청 의해 보존 권고 조치를 받지 못했거나 오염정화작업을 위해 철거가 불가피한 멸실 건축물의 모습을 남기는데 주력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현장조사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도 철거가 계속 진행돼 이제는 사진과 영상 자료로 남은 건축물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캠프마켓 A·B구역에 한해서만 진행됐다. 오수정화조 부지인 C구역은 부평구가 부지를 매입한 후 자체적으로 기록화 작업을 진행해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고,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D구역은(22만9235㎡)은 예상보다 반환 시기가 늦어져 조사하지 못했다. D구역은 환경조사 등을 거쳐 오는 4월 반환될 예정이다.

박물관 조사단은 현장에서 역사적 가치가 있는 유물 등을 수집하기도 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주한미군이 부대에서 철수하면서 건물 시설 등을 거의 철거하고 가서 남아있는 게 별로 없었다”며 “주로 건물 내외부에 있는 안내표지판과 화재안전장치 등을 수집해 왔다”고 설명했다.

D구역에 대한 아카이빙은 시가 올해 용역을 통해 별도 기관을 선정해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은 이번 최종보고서 발간과 관련해 별도 전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박물관 관계자는 “지난 2020년 말 중간결과발표 성격으로 인천도시역사관에서 ‘조병창, 끝나지 않은 역사’를 기획·전시했었다”며_“(조사보고서는) 비매품이지만 일반 시민들도 조사 내용을 쉽게 볼 수 있게끔 박물관 홈페이지에 자료집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