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보유자 최근 건강 악화로
전승활동 어려움에 따라 공로 예우
▲ 국가무형문화재 양주소놀이굿 보유자 김봉순 ‘만신’이 제석굿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문화재청

문화재청은 국가무형문화재 '양주소놀이굿' 보유자 김봉순(85·여)씨를 명예보유자로 인정 예고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활발한 전승 활동이 어려워지게 됨에 따라 그간의 전승 활동과 공로를 예우하기 위해서다. 명예보유자로 인정되면 故 김병옥씨에 이어 두 번째다. 현재 김씨는 건강이 좋지 않아 요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문화재청과 양주시에 따르면 김봉순씨는 지난 1971년 양주소놀이굿에 입문해 50여년간 '만신'으로 활동했다. 지난 1990년 10월에는 전승교육사로 인정받아 2013년 12월까지 보전·전승과 보급을 위해 헌신해왔다. 2013년 12월엔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최근 건강이 악화해 치료를 받는 등 전승 활동이 불가능해 지난 10월 문화재청에 명예보유자 인정 신청서를 냈다. 이에 문화재청은 지난 3일 문화재위원회를 열고 명예보유자 인정 신청을 받아들였다. 인정 예고는 12월17일부터 30일간 관보에 고시된다. 이후 의견수렴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 3월쯤 발표할 예정이다.

양주소놀이굿 첫 명예보유자는 故 김병옥 씨였다. 그는 양주소놀이굿 '악사'를 전수받아 50여년간 보전·전승 활동에 온 힘을 쏟았다. 지난 2005년 11월에는 보유자로 인정돼 2012년 2월까지 활동했다. 보유자 활동이 해제된 뒤에는 명예보유자로 인정됐지만, 2017년 8월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현재 전승교육사는 한애옥(여·만신), 신성남(남·큰소) 등 2명이다. 이들은 지난 2005년 9월부터 전승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양주소놀이굿은 지난 1980년 11월 국가무형문화재 제70호로 지정된 이후 양주소놀이굿 보존회를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다. 가족의 번창과 풍년을 기원하는 굿으로 우마 숭배와 농경의례인 소먹이놀이에 기원을 두고 민족예술로 승화한 우리나라의 소중한 전통문화 유산이다.

설과 입춘을 맞아 가족의 번창과 풍년을 기원하는 굿으로, 소굿·쇠굿·소놀음굿·마부타령굿이라고도 한다. 무형유산, 전통연행, 무속의식 등으로 분류된다. 만신이 마부와 더불어 나누는 재담을 축으로 멍석을 뒤집어쓰고 소로 분장한 큰 소와 송아지가 등장하는 농경 의례적 놀이 굿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양주소놀이굿 명예보유자에 대한 인정 예고를 관보에 고시했다”며 “의견수렴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 3월쯤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양주=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