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네요. 젊은 선수들 볼 낯이 없습니다…”

인천 유일의 K4리그 참가 구단 남동구민축구단(FC남동)이 초상집 분위기로 변했다.

남동구의회가 FC남동 지원 근거인 조례의 연장을 끝내 거부했기 때문이다.

남동구의회는 9일 열린 본회의에서 '남동구민축구단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직권 상정한 뒤 투표했지만 결국 부결시켰다.

먼저 남동구의회는 구단 지원이 끝나는 시기를 올해 말에서 2024년 말까지 3년 연장하는 방안을 담은 조례안을 의장 직권상정 후 1년 연장하는 것으로 수정발의해 투표를 했지만 찬성 7명으로 정족수(16명)의 과반을 넘지 못했다.

수정안이 부결되면서 원안(3년 연장)에 대해 다시 투표를 했지만 이번에는 찬성표가 오히려 줄어 6표가 나왔다.

앞서 남동구의회는 남동구가 2019년 창단한 FC남동을 계속 지원할 수 있도록 개정 조례안을 지난 9월과 11월, 12월 세 차례에 걸쳐 제출했으나, 일부 의원들이 예산 낭비와 회계 불투명성 등을 이유로 들며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남동구와 FC남동은 이날 의장 직권상정이라는 마지막 수단을 통해 뜻을 이루려 노력했지만 이마저도 끝내 무산되면서 FC남동은 사실상 해체 위기에 처했다.

FC남동의 1년 예산 약 11억 5000만 원 중 남동구가 지원하는 5억 원이 끊기고, 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남동근린공원 축구장 사용료 100% 감면 혜택 등을 받지 못해서다.

한 남동구의회 의원은 “여당 내부의 줄세우기 행태와 야당의 반대가 겹치면서 오늘의 결과를 낳았다고 본다. FC남동에서 축구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 젊은이들을 더이상 볼 낯이 없다. 답답하다”고 말했다.

FC남동 관계자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 선수들을 포함해 구단 관계자들 모두 암담한 상황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논의하겠다. 해체를 원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재정이 없으면 운영이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