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미술관 경기작가 조명 전시 '광대하고 느리게'
권혜원·박은태·조은지 작가, 인간·물질·노동 '관계' 탐구
▲ 조은지 작 '文漁의 무늬는 文이다(Letter-fish Left Letters)'
▲ 박은태 작 '황금모듈(Golden Module)'
▲ 권혜원 작 '급진적 식물학(Radical Botany)'

경기도미술관은 내년 2월27일까지 2021 경기작가집중조명 전시 '광대하고 느리게: 권혜원, 박은태, 조은지'를 연다.

이번 전시는 경기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진작가의 작품세계를 집중 조명하고자 마련됐다.

전시제목 '광대하고 느리게'는 SF 소설가 어슐러 K. 르 귄의 단편집 '바람의 열 두 방향' 중 '제국보다 더욱 광대하고 느리게'에서 영감을 얻었다.

전시에 참여하는 3인 작가가 긴 시간 동안 지속해서 보여준 예술적 성취와 작업 여정에 경의를 표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녀의 소설이 액션이나 모험을 다루는 대신 인간의 내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와 같은 정신세계에 관해 이야기했듯이, 이 전시에서는 아무도 탐험하지 않은 숲을 탐험하는 3인 작가의 작업세계를 소개한다.

권혜원, 박은태, 조은지는 '인간과 비인간', '물질과 비물질', '노동과 인간', 그 관계의 '사이'를 이해하는 방식을 탐구하고 고민하며 신작을 제작했다.

'광대하고 느리게'는 노동과 인간, 인간과 동물, 언어와 비언어, 인간과 식물 사이의 대화를 인간 중심의 사유가 아닌, 대안적이고 급진적인 관점을 통해 경험하고 공유하는 전시플랫폼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특히 인류학의 관점에서 타자를 바라볼 때 상대의 내면으로 깊숙이 녹아 들어가 관찰하는 방법론을 차용하고 현재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상상하면서 그 속에 내재할 수밖에 없는 편견과 한계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더불어 우리와 완전히 다른 문화 요소와 장소, 시간, 물질이 처음 만났을 때 일어나는 충격과 갈등을 통해, 우리가 문제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진실로 현재에 존재하기를 배우는 것임을 생각해보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전시실 내에는 3인 참여 작가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전시공간은 작가들의 신작이 독립적이면서도 조화로울 수 있도록 하고 관람객의 작품 감상 몰입도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자세한 정보는 경기도미술관 홈페이지(gmoma.ggcf.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전시에 참여한 3명의 작가를 선정한 경기문화재단 문화예술본부의 '2021 경기 시각예술 집중조명' 프로그램은 시각예술분야에서 경기 작가의 지속 성장을 위한 집중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지원성과를 도민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 올해부터 새롭게 시도한 공모 지원 프로그램이다.

공모 대상자는 경기문화재단 시각예술분야 정기 공모지원사업에 선정돼 사업을 완료한 작가들로, 10년 이상의 활동 경력을 가진 중견 작가다. 선정된 작가에게는 창작 지원금이 수여되며, 신작을 포함한 주요 작업이 경기도미술관의 기획전을 통해 선보이고, 앞으로 전시와 작업의 내용을 심층적으로 수록한 출판물이 발간된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