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SSG랜더스 선수단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추신수도, SSG랜더스도 결국 KBO리그 최종전에서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시즌 초반 3명의 선발 투수가 한꺼번에 무너진 최악의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가을야구 경쟁을 팽팽하게 펼친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SSG는 3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서 3대 8로 패했다.

승률 0.508(66승64패14무)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쳤지만 가을야구 마지막 티켓을 놓고 경쟁하던 키움에 5위 자리를 내줬다.

키움은 이날 벌어진 최종 대결에서 KIA에 6대 1로 승리했다.

이로써 4위까지 꿈꾸며 처절한 경쟁을 펼쳤던 SSG는 결국 6위로 올 시즌을 마쳤다.

지난 2월 영입 당시 “우승하기 위해 왔다”며 포부를 밝혔던 추신수도 절망했다.

추신수는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지난 10월5일 만 39세2개월22일의 나이로 LG 트윈스전에서 시즌 20호 홈런을 때려 양준혁이 보유하던 역대 최고령 기록(만 38세4개월9일)을 갈아치움과 동시에 자신의 통산 4번째 20홈런-20도루 기록을 달성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2009년과 2010년, 2013년 총 3차례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지난 26일에는 39세 3개월 13일의 나이로 NC 다이노스전서 볼넷을 골라내며 양준혁(당시 37세 3개월 26일)이 갖고 있던 최고령 볼넷 기록도 새로 썼다.

이처럼 메이저리그와 KBO 리그 첫 해에 큰 족적을 남기면서 그를 향하던 의문 부호를 지워나갔던 추신수지만, SSG가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공언했던 “창단 첫 해 우승”을 향한 도전도 멈춰야 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선발 투수 3명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 추락을 거듭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상황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중위권에서 가을야구 경쟁을 펼친 것 자체가 기적과 다름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내복사근 부상으로 시즌 초반 한 달 넘게 개점 휴업했던 외국인 투수 아티 르위키는 복귀전에서 단 1이닝만 던지고 한국을 떠났다. 박종훈도 5월 2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뒤 전력에서 이탈했고, 6월 초엔 문승원마저 팔꿈치를 다쳐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설상가상으로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 역시 크고 작은 부상으로 1군 엔트리를 오르내리면서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다.

SSG는 이들의 빈자리를 메우고자 사방팔방 뛰며 새 외국인 투수 샘 가빌리오를 급하게 영입했고, 독립리그까지 뒤져 신재영을 데려왔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7월 한 달간 SSG는 3승 7패로 부진했고, 8월에도 4승 2무 9패의 성적을 거뒀다. 9월 승률도 5할을 밑돌았다.

하지만 SSG는 결코 포기하진 않았다.

타선과 불펜의 힘으로 버티기에 들어갔고,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피말리는 가을야구 경쟁을 펼치며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에 SSG의 사투를 목청 높여 응원했던 팬들은 “최종 6위란 결과가 당연히 아쉽다. 하지만 SSG가 속절없이 추락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악조건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5위 싸움을 필사적으로 펼친 건 기적과 같았다. 내년 시즌 더 큰 희망을 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