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격 성공 후 기뻐하는 대한항공. 사진제공=KOVO

프로배구 인천 남매가 2021-22 시즌 개막전에서 모두 웃지 못했다.

남자 대한항공은 주포 정지석의 결장에도 힘차게 날아올랐지만 흥국생명은 김연경 등 대거 빠져나간 주전 선수의 공백을 절실히 느껴야 했다.

대한항공은 16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2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우리카드와 개막 홈경기서 3대 1(25-18 27-25 19-25 25-22)로 승리했다.

주포 정지석(레프트)이 시즌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면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위기 속에서도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의 위엄을 보여 준 것.

이날 틸리카이넨 대한한공 감독은 국가대표 레프트인 정지석의 공백을 지우고자 임동혁과 링컨을 모두 라이트에 두고, 공수를 모두 맡는 레프트(곽승석) 1명을 내세우는 파격적인 전술로 정면 돌파에 나섰다.

결과는 대성공.

링컨은 31득점(12후위, 4블로킹, 3서브)에 트리플크라운(공격 성공률 70.59%)을 달성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임동혁은 19득점 공격성공률 48.65%로 뒤를 받쳤다.

레프트로 나선 곽승석은 4득점에 그쳤지만 리베로 오은렬과 함께 리시브를 거의 전담하며 수비를 책임졌다.

V리그를 대표하는 레프트 곽승석은 공수에서 모두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선수다.

2020-2021시즌 때 리시브 효율 42.77%를 기록했는데, 이는 리베로를 제외하고 한국전력 이시몬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전체 수비 성공도 세트당 4.821개로, 5.047개인 이시몬에 이어 역시 2위에 올라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 후 “곽승석이 있었기 때문에 해당 전략을 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하는 시스템은 선수 강점을 살리는 데 있다. 이런 작전을 펼치기 위해서는 상당한 곽승석의 경험이 필요했다. 곽승석이 없었다면, 이 작전은 힘들었다고 본다. 기술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곽승석은 리더십을 보여줬다. 경기에서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곽승석이 리시브 등 수비에 전념이라는 2인 라이트 작전이 언제까지 유효할 지는 미지수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아직 다음 경기 전략이 정해지지 않았다. 상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어떤 게 가장 최선의 방안인지 찾아서 전략을 짤 것이다”고 덧붙였다. 대한한공은 22일 삼성화재와 대결한다.

한편 여자부 인천 흥국생명은 같은 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개막전에서 0대 3(21-25, 25-27, 22-25)으로 패했다.

승부처인 2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내준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흥국생명은 V-리그로 복귀한 캣벨이 21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국내 선수들의 공격력은 아쉬웠다.

GS칼텍스는 새 외국인선수 모마(세네갈)가 20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했고, 레프트 강소휘(13점)와 유서연(12점)이 뒤를 받쳐 승리를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21일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첫 승을 노린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