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예술처럼' 인식, 높은 문화의 힘이 국격
예술은 위로와 감동, 삶의 의욕 견인하는 요소
미술품수집… 동시대적 감성, 독창성 등 살펴야
▲ 지난 6일 인천일보 문화경영대학 글로벌혁신리더 최고경영자과정에서 문웅 전 호서대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평생을 미술작품 수집에 바쳐온 문웅 전 교수는 강의 첫 머리에 '인생을 예술처럼'이라는 직접 쓴 서예글씨를 펼쳐보였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준다"는 '백범일지'에 기록된 말을 인용했다. '높은 문화의 힘'이 국격이라는 의미다.

지난 6일 저녁 인천일보사 4층 대강의실에서 열린 인천일보 문화경영대학 최고경영자과정에서 문웅 전 호서대 교수·인영아트센터 이사장은 '컬렉터가 소장한 미술작품의 세계'를 주제로 강의에 나섰다.

문 교수는 "예술 작품은 미학 요소를 갖춘 인간의 창조활동으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정신세계를 밖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예술은 어떤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 남는 감상의 대상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은 극한 환경에서도 '인생은 아름답다'고 말한다"면서 "예술은 위로와 감동, 삶의 의욕을 베푸는 존재"라고 말했다. 그래서 "유안진 시인은 지란지교(芝蘭之交)가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고 말했고 "피카소의 애인은 평생 가난하게 살면서도 그가 선물해준 작품은 팔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미술품이 재테크의 수단이 되는 시대다. 문 교수는 미술품 수집을 위해 "먼저 전시장을 자주 찾고, 애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술품 수집의 왕도가 없다는 설명이다. 꾸준히 학습해야 할 분야라는 것이다. 또 세계 양대 경매회사 중 하나인 '소더비'에 따르면 세계 100대 부호 중 68명이 미술품을 지속적으로 구입하는 컬렉터로 알려진다.

그는 "금융상품보다 미술품 선물이 훨씬 부가가치가 높다"며 "1t의 생각보다 1g의 실천이 성공의 열쇠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10~29일 세종문화회관 주관으로 미술관 1·2관에서 '인영 문웅 컬렉션 전시회 - 저 붉은 색깔이 변하기 전에'를 열었다. 그가 수집한 서화미술 3000여점 중 120여점을 전시했다. 전시된 작품 구입의 일화도 소개됐다. "어머니가 제 결혼 준비로 모아둔 다이아몬드 반지 구입비 60만원을 달라고 해 오지호 작가의 '해경' 작품을 사서 아내에게 결혼선물로 줬다"며 "지금 이 작품 가치가 수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미술품 수집을 위한 기본적인 요소로 '인격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의 조언에 따르라"며 "독창성, 동시대적 감성, 집안 분위기와의 조화, 경제적 여건, 지속적인 컬렉션, 주변의 평가 등을 고려해야 성공적인 아트 쇼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미술시장은 미국 뉴욕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확대되고 있다. 경매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예술은 '예술가의 손에서, 다시 컬렉터의 손으로' 두 번 태어난다는 말이 있다.

문 교수는 "독서는 취미가 아니고 책을 수집하면 취미가 될 수 있고, 나비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나비를 잡아 핀을 꽂으면 취미가 된다"면서 "취미가 일거리가 되는 순간 즐거움은 사라진다"고 말했다. 좋은 취미가 직업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의미다.

문 교수는 50여년간 미술품을 수집해온 우리나라 대표 컬렉터이다. 전남 장흥 출신으로 성균관대에서 예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를 거쳐 호서대 교수로 정년퇴임했다. '문예사조'를 통해 서예가로 등단했다. 저서 '오직 한사람', '미술품 켤렉션', '수집의 세계' 등을 냈다.

/글·사진 김형수 논설위원 kh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