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의 ‘여동빈도’ 성호박물관 소장. /사진제공=안산문화재단
김홍도의 ‘여동빈도’ 성호박물관 소장. /사진제공=안산문화재단

안산문화재단은 오는 8일부터 11월6일까지 단원미술관에서 2021년 안산시 소장 진본전(展) '표암과 단원'을 연다.

안산시는 199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안산을 '단원의 도시'로 명명한 이후 단원 김홍도와 표암 강세황의 작품을 함께 수집하며, 진본 전시와 다양한 행사를 통해 단원 김홍도와 안산의 연관성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번 전시 '표암과 단원'은 40년 세월을 스승과 제자, 동료이자 지기(知己)로 함께 하며 조선의 문예 부흥기(영·정조시대)를 이끈 두 예인의 화업을 조명해 보는 자리다.

단원 김홍도의 작품 '포의풍류도(布衣風流圖)'에 적힌 화제(畵題)의 일부를 보면 '終身布衣 嘯詠其中(종신포의 소영기중) 평생토록 벼슬 없이 시가나 읊으며 살리라'는 대목이 나온다. '포의풍류도'는 단원 김홍도가 도화서 화원에서 연풍 현감까지 벼슬을 지내고 이후 파직당하게 된 무렵 그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옛 선비의 여유로운 삶을 담은 인물화지만, 선비나 문인으로 벼슬 없이 살고자 했던 단원 김홍도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다소 자전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중인(中人) 신분인 단원과 달리 표암 강세황은 명문가의 자제로, 일찍이 벼슬길을 포기하고 처가가 있는 안산에서 30여 년을 지내다 늦은 나이 벼슬에 오르게 된다. 표암은 안산에서 기거하면서 어린 단원에게 그림을 가리켰고 심사정과 최북, 허필 등 예인들과 아회(雅會)를 통해 교유관계를 이어가며 조선 후기 화단을 이끌게 된다. 시(詩)·서(書)·화(畵)에 능해 '삼절(三絶)'이란 칭호를 얻으며, 조선 후기 문인이자 화가, 평론가로 이름을 떨쳤다.

안산시 소장 진본전 '표암과 단원'은 선비이자 문인 화가로 남고자 했던 단원 김홍도와 18세기 예원(藝苑)의 총수로 불리는 표암 강세황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단원 김홍도 화풍의 전성기라 불리는 50대 전후 작품들과 문인적 화의(畵意)를 담아낸 표암 강세황의 작품들이 전시돼 문인 화가로서의 원숙한 예술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2009년 안산시에서 처음 매입한 단원 김홍도의 '사슴과 동자'부터 2020년 매입한 '공원춘효도'와 '여동빈도', 표암 강세황의 '묵포도도'에 이르기까지 1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안산문화재단, 안산시 소장 진본전 ‘표암과 단원’ 홍보 포스터. /자료=안산문화재단
안산문화재단, 안산시 소장 진본전 ‘표암과 단원’ 홍보 포스터. /자료=안산문화재단

전시는 유료로 진행하며, 11월8일부터는 영인본으로 대체해 상설(무료)로 전시된다. 

/안산=안병선 기자 bs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