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불작가 한홍수·박인혁·백승수·홍일화, 영선갤러리서 내달 30일까지 '메타드림'전
▲ 박인혁 작 'Another figure’. /사진제공=영선갤러리
▲ 백승수 작 ‘série noire’ 시리즈. /사진제공=영선갤러리
▲ 한홍수 작 ‘Gyeol(결01)Textures of Time’. /사진제공=영선갤러리
▲ 홍일화 작 ‘Ephemeral Landscapes 0921’. /사진제공=영선갤러리

영선갤러리는 다음 달 30일까지 재불작가 4인 전시 'MetaDream(메타드림)'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한홍수, 박인혁, 백승수, 홍일화 4명은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한 일련의 '번뇌' 과정을 작품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전시 제목 메타드림의 의미는 '메타버스(Metaverse)와 '꿈(Dream)'의 합성어로, 메타버스 안에서 아바타를 대신해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꿈과 욕망을 실현했듯, 4명의 작가가 꿈을 실현하기 위해 '전업' 작가로 걸어온 고충과 고민을 작품 안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이들의 작품은 디지털 시대를 대표하는 용어인 메타버스를 제시하고 있지만,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한홍수와 박인혁은 화면 전체 혹은 오브제 전체면을 30번 이상의 레이어를 중첩하는 방식으로 표면을 쌓아간다. 백승수는 수만 번의 태우는 과정으로 작품을 완성했고, 홍일화는 셀 수 없이 수많은 기사와 덩굴을 반복하고 있다.

이들은 '반복'이라는 비생산적이면서 비능률적인 다소 현대 알고리즘과 거리가 먼 행동들을 통해 '번뇌'의 과정을 그려냈다. 또 같은 행위를 루틴 하는 형태의 '반복'을 경계하고 '차이'를 드러내는 반복 작업을 지향하고 있다.

작가들은 이성이나 의식보다 '몸', 가시 혹은 덩굴 등 오랫동안 무시돼 온 오브제를 주목했다.

한홍수 작가는 살결, 나무결, 숨결, 물결, 꿈결 등 순수 한국어인 '결'을 주제로 작업하고 있다. 경계선이 흐릿해지도록 여러 번 겹쳐 칠하기를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일종의 정화를 경험한다.

박인혁 작가는 백색의 조각과 회화의 양면성이 드러나는 작업 시리즈들을 전시한다. 형상에서 우연히 혹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듯한 형상과 인위적이고 기하학적으로 만든 형상을 나란히 배치하고 있다. 작가는 이번 시리즈 작품들이 인간과 자연의 균형을 의미한다고 소개했다.

백승수 작가는 인두기를 활용한 '한계의 실험'을 하고 있다. 한 획 한 획 수만 번의 태움의 의식들로 재가 돼버린 폴리스티렌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아내려 한다.

홍일화 작가는 가시와 덤불로 자기 자신을 방어하는 모습에서 존재 이유를 묻고 있다.

자연에서 가시나 덤불은 보호를 위한 도구로 쓰이지만, 인간에겐 불필요하고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처럼 인간 중심의 고정 관념을 탈피하려는 의도를 자신의 작품 안에서 풀어내고 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