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경동 문화공간 부연서 내달 11일까지 적산가옥 관련 전시
1930년대 국가별 차이 비교하고 한국전쟁 후 변용 사례 엿볼 수 있어
▲ 카마다 유스케 작 'Japanese Houses (Taiwan 1930s, Brazil 1930s, South Korea 1930s)'

적국(敵國)의 재산, 적산가옥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인천 중구 경동 문화공간 부연에서 열린다.

카마다 유스케·이의중·오석근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회에 일본 적산가옥의 의미와 다른 나라의 그것을 비교한 사진·도면·설치 등의 작품이 걸린다.

적산가옥은 1876년 개항 이후부터 1945년 광복 전까지 조선 땅에 일본인이 지은 점포주택인 마치야, 연립주택인 나가야, 기업 노동자들이 거주했던 사택, 공공에서 사용했던 관저 등의 '거주공간'을 말한다.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한국인들은 적산가옥 안에 남아있던 일본의 전통적인 생활양식과 문화를 실용적인 형태로 변형했다. 신(神)을 모시는 장소인 도코노마(床の間)를 옷장이나 책장으로 바꾸는 식이다.

오석근, 인천(仁川) 72, Size Variable, Digital c-print, 2021
오석근, 인천(仁川) 72, Size Variable, Digital c-print, 2021

적산가옥은 일제 잔재 청산의 명분에 따라 철거해야 할 대상이기도 했으나 최근 '부정적 문화유산'으로 보존,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부상하고 있다.

3명의 작가는 역사와 문화, 정치, 이념이 어떻게 적산가옥에 각인되었는지를 연구하고 그 결과물을 선보인다.

1930년대 동시대에 대만과 브라질, 인천에 지어진 일본식 주택을 비교해 보기도 한다.

복숭아꽃이 주최하고 건축재생공방 옹노에서 협력하며 인천문화재단이 후원한 이번 전시회는 10월11일까지 부연에서 관람할 수 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사진제공=복숭아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