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보호관찰소·준법지원센터 명칭 동시 사용 '시민 혼란']

내부 결재는 보호관찰소·공식명칭은 준법지원센터
직원들도 “통일” 의견 …법무부 “일원화 계획 없다”
▲ 인천 미추홀구 인천보호관찰소 정문에 '인천보호관찰소'와 '인천준법지원센터'가 표기된 2개의 현판이 붙어 있다. /인천일보DB
▲ 인천 미추홀구 인천보호관찰소 정문에 '인천보호관찰소'와 '인천준법지원센터'가 표기된 2개의 현판이 붙어 있다. /인천일보DB

“제 이름은 인천보호관찰소도 맞고, 인천준법지원센터도 맞습니다.”

일선 보호관찰소가 준법지원센터 명칭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시민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인천일보 2019년 11월12일자 19면 '어? 같은 곳 맞죠?')이 제기된 가운데 이를 해결해야 할 법무부가 수년째 팔짱만 끼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법무부 산하 인천보호관찰소에 따르면 2016년 7월 법무부 훈령인 '보호관찰소의 명칭 병행 사용에 관한 지침'이 시행되면서 전국 보호관찰소는 기존 명칭과 함께 준법지원센터 명칭을 혼용해서 쓰고 있다.

보호관찰과 갱생보호 등 업무를 담당하는 보호관찰소를 수용시설로 오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지역사회에 준법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새 명칭을 하나 더 붙인 것이다.

이에 인천보호관찰소는 내부 결재와 재판 등에는 법률상 명칭인 보호관찰소를 쓰면서 대내외적 공식 명칭으로는 준법지원센터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이 2개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만으로도 시민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미추홀구 학익동 인천보호관찰소 입구에는 각각 '인천보호관찰소'와 '인천준법지원센터'로 쓰인 현판 2개가 걸려 있어 한 건물에 2개 기관이 들어서 있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국내 유명 포털 사이트에서 인천보호관찰소를 검색했을 때 주소와 전화번호가 노출되는 반면에 인천준법지원센터로는 같은 검색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도 문제다.

공식 보도자료에는 제목과 내용에 인천준법지원센터를 적어 놓고, 담당 부서는 인천보호관찰소로 표시하는 웃지 못할 촌극도 빚어지고 있다.

인천보호관찰소 관계자는 “명칭 병행 사용에 대한 민원은 많이 들어오지 않는 편이긴 하지만 여전히 혼란감이 남아 있어 직원들 사이에서도 기관명을 하나로 통일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말했다.

앞서 2019년 법무부가 2개 명칭을 일원화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아직 2개 명칭을 일원화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쪽에선 이번 정책을 놓고 정부의 '행정 편의주의'가 작용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김동원 인천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명패 2개를 걸어 놓고 국민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의 정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명칭을 하나로 통일하되 왜 명칭 변화가 필요했는지를 적극 홍보하는 게 맞지 않냐. 법무부가 이런 절차 없이 무턱대고 이름만 하나 더 추가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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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같은 곳 맞죠? 법무부 산하 인천보호관찰소가 수용시설로 오인하지 않도록 '인천준법지원센터'란 명칭도 함께 사용하고 있으나 오히려 시민들의 혼란만 야기하고 있다. 내부 직원들조차도 어떤 이름을 써야 할지 헛갈려 하면서 보도자료마다 기관 명칭이 달라지는 촌극도 빚어지고 있다. 11일 인천보호관찰소에 따르면 2016년 7월 법무부 훈령인 '보호관찰소의 명칭 병행 사용에 관한 지침'이 시행되면서 인천보호관찰소는 기존 이름과 인천준법지원센터 명칭을 혼용해 쓰고 있다. 보호관찰과 갱생보호 등 업무를 담당하는 보호관찰소를 수용시설로 오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