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미군 대피지원 카불 공항 밖으로 확대 가능성 시사
바이든, 주말 자택행 취소하고 백악관서 외교안보팀 소집 회의

 

▲ /사진=백악관 트위터 캡처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내 자국민에게 카불 공항으로의 이동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은 21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당국의 개별 지침을 받은 게 아니라면 (카불) 공항으로의 이동을 피하고 공항 출입구를 피할 것을 미국 시민들에게 권고한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잠재적 보안 위협 때문이라면서 "보안 상황 변화가 있으면 미국 시민들에게 연락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위협이 있는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상세한 언급을 피한 채 현지 보안 상황이 아주 유동적이라고만 했다.

AP통신은 미 고위당국자를 인용,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아프간 내 미국인을 위협할 가능성 때문이라고 전했다.

당국자들은 IS의 위협에 대해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않고 있으나 이를 중대한 것으로 묘사했다고 AP는 부연했다.

이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기대만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는 대피 작전에 차질이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군용기를 동원, 아프간 내 미국인과 미국에 협력했던 아프간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군 병력의 대피 지원을 카불 공항 바깥 지역으로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현재 미국인 등이 탈레반의 검문 속에 카불 공항에 당도하는 자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그간 미국은 미군 병력의 대피 지원 임무를 카불 공항에 한정해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토요일인 이날도 백악관에서 외교안보팀을 소집, IS의 아프간 지부인 'IS 호라산'을 포함한 대테러 작전과 아프간 대피작전 등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이날 미 국방부는 브리핑을 통해 지난 한 주간 미국인 2500명 등 1만7000명을 카불에서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지난 24시간 동안엔 군용기 C-17과 전세기를 38차례 띄워 3800명을 대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 9000명까지 대피시키는 것이 미국의 목표지만 여전히 목표치에 한참 모자란 셈이다.

독일 대사관도 이날 이메일로 탈레반의 통제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자국민에게 카불 공항으로 가지 말 것을 권고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