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전문가·공무원 참여 첫 회의
지역주민 '현장 보존'에 부정 의견
“부평 캠프마켓으로 이전” 주장도
미쓰비시 줄사택. /사진제공=부평구
미쓰비시 줄사택. /사진제공=부평구

인천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의 보존 여부를 논의할 민관협의회가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9일 부평구에 따르면 이날 오후 부평구청 3층 중회의실에서 ‘제1차 미쓰비시 줄사택 민관협의회’를 개최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는 부평2동 지역주민을 비롯해 시·구의원과 도시·건축 전문가, 구청 공무원 등이 참여했다.

부평구 부평동 760 일대에 위치한 미쓰비시 줄사택은 일제강점기 군수공업 도시로 성장했던 부평지역의 대표적인 노동자사택으로, 국내에 남아 있는 미쓰비시 제강의 유일한 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민간 소유 건물로 지난 80여년 간 제대로 된 관리나 보존 노력 없이 방치되면서 지역 흉물로 전락, 주민들의 철거 요구가 잇따랐다.

현재는 총 9개동 중 3곳이 철거되고 6개동이 남아있다. 건물이 철거된 곳에는 경로당 등 주민공동이용시설과 부평2동 행정복지센터가 들어섰다. 나머지 줄사택 4개 동을 헐고 공영주차장을 조성하려는 계획은 지난해 문화재청 보존 권고 이후 중단된 상태다.

이날 회의는 ▲위원별 의견제시 ▲현황보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회의 시작에 앞서 진행 순서 등을 놓고 의견 충돌이 빚어져 잡음이 일기도 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지역 주민들은 ‘현장 보존’에 대체로 부정적인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주민들은 지난 2016년 주민인식 조사에서도 응답자 약 10명 중 8명이 ‘줄사택을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방치된 건물로 인해 지역 주민 건강 및 치안 문제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날 회의에 참가한 한 민관협 주민 위원은 미쓰비시 줄사택을 일부 개·보수하는 정도로는 건물 활용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철거하고 부평캠프마켓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경남 부평구의회 의원은 “민관협 위원 간 공통된 의견은 줄사택을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며 “미쓰비시 줄사택의 역사·문화적 의미를 이해하는 자리였고 다음 회의에서는 좀 더 생산적인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