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끝날 무렵에야
전쟁난 줄 알았던 오지

무릉도원 연상 왕방계곡
고려 광종 행차한 왕방산

토정 이지함 선생 세운 암각문
무병장수 기원 향토유적 11호

조선 초기 문신 어유소장군 사당
이시애 난 진압…향토문화재 7호
매년 행차 행사와 소요단풍축제

동두천시, 안내판·돌계단 설치 등 보수
▲ 동두천 동점마을 비석
▲ 동두천 동점마을 비석

“남과 북의 중심지인 동두천에 있는 동점마을을 아시나요.”

동점마을은 동두천시 탑동동에 있다. 이곳에 오래 살던 사람들은 6·25전쟁이 났을 때 전쟁이 일어난 줄도 몰랐다고 한다. 전쟁이 끝날 무렵에야 동네 주민들이 읍내에 다녀오고는 전쟁이 난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만큼 동점마을은 오지 중에 오지였다.

특히 동점마을은 지난 6월 EBS '한국기행' 달콤한 나의 도시, 행복이 별거 있나요, 라는 주제로 민초(民草)라는 맛집을 운영 중인 김항구씨와 어경애씨 부부의 삶이 방영되기도 했다.

민초는 축사였던 자리에 지금의 집을 지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연의 집을 만들었으며, 옛날 농부들이 사용하던 농기구가 인테리어로 장식돼 있다. 또 주변과 인근에는 캠핑장, 맛집, 문화유적이 많이 산재해 있다.

▲ 어유소장군 사당 주변 모습
▲ 어유소장군 사당 주변 모습
▲ 어유소장군 사당 안내소
▲ 어유소장군 사당 안내소

▲남과 북의 중심지 동점마을

동점마을 입구에는 무릉도원에 버금가는 왕방계곡이 있다. 왕방계곡은 왕방산과 이어진 국사봉 사이로 6㎞에 걸쳐 있으며, 왕방폭포에서 출원한 맑은 물줄기가 시원하게 흘러내린다.

또 '왕이 방문한 산'이란 뜻을 지닌 왕방산은 972년 고려 광종이 친히 행차해 정업을 닦고 있던 도선국사를 격려하면서 붙은 이름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여름철이면 계곡을 찾는 많은 피서객으로 붐비는 곳으로 마을 초입에 남과 북의 중심지라고 표기된 비석을 볼 수 있다.

▲ 동두천 암각문 계단
▲ 동두천 암각문 계단
▲ 동두천 동점마을 비석
▲ 동두천 동점마을 비석

▲동점마을에 향토유적

동점마을은 조선 시대에 한반도의 중심지로, 선조 때 토정 이지함 선생이 세운 암각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동점마을 암각문은 1998년 10월12일 동두천시 향토유적 제11호로 지정됐다.

동점마을 입구 우측 하천 변에 위치해 조선 선조 때 포천 현감을 지낸 토정 이지함(李之函)선생이 새겼다고 전해지는 방위표시가 자연석에 각자 돼 있다. 바위 크기는 3×2m이며, 상하 3줄, 좌로부터 '一二三四'(첫줄), '六七八九'(둘째), '黃中元吉'(셋째)이 각자 되어 있으며, 오행(五行)에서 일과 육은 물·북쪽, 이와 칠은 불·남쪽을, 삼과 팔은 나무·동쪽을, 사와 구는 쇠(金)·서쪽을 각각 의미해 황(黃)은 오(吳)와 +의 상징으로 흙과 중심을 뜻한다.

또 오행설에서 유래하는 암각화는 동점마을이 우리나라의 중심지이면서 가장 좋은 길지로서 잡귀를 물리치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로 세워졌다.

동두천시는 향토문화재를 보수하면서 지역 전통문화 자원의 보존과 관리를 위해 지난 6월 향토문화재 7호 어유소장군 사당과 향토문화재 11호 동점마을 암각문에 대해 어유소장군 사당 담장보수, 안내판설치, 동점마을 암각문 진입 돌계단 등을 설치했다. 어유소장군 사당은 조선 전기의 무장인 어유소장군을 기리는 사당이다.

기존에는 어유소 장군의 묘와 신도비가 있는 광암동에 있었으며, 일제강점기 때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고 6·25 전쟁 때 불에 타 최근 목조건축물로 신축하고 막돌하고 흙담을 둘러, 지난 1986년 4월28일 동두천 향토유적 제4호로 지정됐다.

어유소는 조선 초기의 문신으로 여진족의 토벌과 이시애의 난 진압 등에 참여한 인물이다. 그는 1434년 경기도 양주군 이담면 지행리(현 동두천시 지행동)에서 평안도 병마수군 도 절제사를 지낸 어득해의 아들로 태어나 세조 2년인 1456년 무과에 장원급제해 관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세조 9년(1463)에는 회령부사를 거쳐 이시애의 난 진압에 참여해 이때 적개공신 1등이 돼 예성군에 봉해지고 공조판서에 특진 이후 함경북도 절도사, 좌리공신 4등, 평안북도 절도사를 두루 지냈다.

우리 조상들이 남긴 유산 중 문화적 가치가 높은 것을 문화재로 지정해 보존 관리하고 있으며 국가지정문화재, 도지문화재, 향토지정 문화유산으로 분류된다.

특히 동두천은 1점의 국가지정문화재, 3점의 도지정문화재, 10점의 향토지정 문화유산이 있어 그중 2점의 향토지정 문화유산이 동점마을에 있다.

향후 동두천시는 암각문 앞에 있는 하천에 아치형 인도교를 설치해 접근성을 높이는 등 동점마을에 있는 향토지정 문화재 보수를 확충해 특색 있고 전통문화가 살아 있는 마을로 보존해 나갈 계획이며, 오고 가며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선조들의 옛 삶을 한번 들여다보아도 좋은 곳이다.

▲ 어유소장군 사당과 행차 행사
▲ 어유소장군 사당과 행차 행사

▲향토 문화제 지역 축제로 승화

어유소장군 행사 퍼레이드는 소요산에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매년 10월 소요단풍문화제가 열린다. 각종 무대공연과 체험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소요산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시의 역사인물인 어유소 장군의 승전 행차 재현 행사를 시민과 함께해 행사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시는 지난 5월 향토문화유산 종합관리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문화유산 정책 기조의 토대를 마련해 이를 반영한 향토문화유산 정책과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또 유_무형 자산의 체계적인 보존_관리_활용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 “오는 10월 용역이 완료되면 용역 결과를 통해 '동두천지역 문화유산' 개념과 기초조사 가이드라인, 유형별 보존_관리 방안, 활용과 대중화 방안 등을 토대로 동두천의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살아가고 있는 우리 후손들에게 문화재를 느끼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문화재가 잘 관리되고 보존돼야 한다. 이번 향토 문화유산 종합관리 계획은 '문화도시 동두천'으로 나갈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동두천=김태훈 기자 thkim6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