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클라라와 결혼 '희망 찬 1번'
빈곤·우울증 시달려 '어두운 2번'
국내 보기 힘든 레퍼토리로 주목
11일엔 3·4번공연 경기아트센터

낭만주의 시대의 가장 위대한 작곡가 슈만의 조울(躁鬱)이 만들어 낸 '위대한 유산'.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7월 경기도민과 함께 한 여름밤 낭만 여행을 떠난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오는 17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4번째 헤리티지 시리즈 '슈만 교향곡 1번&2번' 연주회를 연다.

이번 공연에서는 슈만이 작곡한 4개의 교향곡 중 1번과 2번을 한 무대에서 들을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펼쳐진다. 교향곡 1번과 2번은 각각 밝고 희망찬 시기와 고질적인 우울증으로 어둡고 혼란스러운 시기에 작곡돼 대조를 이룬다.

교향곡 1번은 '인생의 봄'을 맞이한 청년 슈만의 행복을 그린 곡이다. 작곡 당시 슈만은 아내였던 클라라와 어렵게 결혼이 성사됐고 첫 아이를 갖게 되면서 기대감으로 충만하던 시기였다. 슈만은 '봄에 대한 강렬한 기대'를 교향곡 1번에 담아냈다.

지휘를 맡은 마시모 자네티도 “슈만의 이 작품은 현재 우리의 시기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느낀다. 우리는 작품에서 어두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을 얻을 수 있다”며 선곡 이유를 밝혔다.

마시모 자네티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가 마스크를 낀 채 단원들을 이끌고 있다./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마시모 자네티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가 마스크를 낀 채 단원들을 이끌고 있다./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교향곡 2번은 정신적 불안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힘든 시기를 보낼 때 탄생한 작품이다. 지휘자 오텐에게 보낸 편지에는 '반쯤 병든 상태에서 이 교향곡을 썼다. 마지막 악장에서야 비로소 나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는 내용의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주된 조성이 'C장조'로 전반적인 색조는 어둡지 않으며, 어두운 시절을 긍정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분투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헤리티지 시리즈 IV부터는 경기필 예술감독 마시모 자네티가 지휘를 맡아 슈만 교향곡 전곡(1~4번)이 연주될 예정이다. 슈만 교향곡 전곡은 국내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레퍼토리라 큰 기대가 모이고 있다.

마시모 자네티는 “베토벤 교향곡 전곡 싸이클에 이어 슈만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며 경기필과 흥미로운 여행을 함께하고자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헤리티지 시리즈 IV '슈만 교향곡 1번과 2번' 연주회는 오는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도 오른다. 이어 9월10일(서울 예술의전당)과 11일(수원 경기아트센터)에는 슈만 교향곡 3번과 4번을 만나볼 수 있다.

공연 티켓은 경기아트센터 기준 R석 4만원, S석 2만원, A석 1만원이며 만 7세 이상부터 관람할 수 있다.

공연 관련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기아트센터 홈페이지(www.ggac.or.kr )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연 일정은 방역 수칙 적용 단계에 따라 변경 또는 취소될 수 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