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 당시 직업군 '싼바다오' 유물
196명 조상 그린 '선세도'도 공개
 

 

▲ '싼바다오와 화교 140년의 기록' 전시회 모습.
▲ '싼바다오와 화교 140년의 기록' 전시회 모습.

고종 19년,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정부는 청나라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때 청국군과 함께 중국 상인 40여명이 우리나라로 들어왔다. 이들이 바로 인천 화교의 시작이었다. 이들은 인천에서 상업활동을 할 수 있는 권한과 거주지를 확보에 인천에 정착해 살았다. 이렇게 인천 화교들의 역사가 출발한 지 올해로 140년이 됐다.

인천중구시설관리공단은 짜장면박물관 10주년과 화교 140주년을 맞아 12월31일까지 중구 짜장면박물관에서 기획전시를 선보인다.

 

#싼바다오가 인천에 내린 뿌리

싼바다오(三把刀)란 화교들이 인천에서 경제생활을 위해 주로 했던 세 가지 직업, 이발사·요리사·재단사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번 기획전시에서 각각의 직업군이 사용했던 도구와 유물을 볼 수 있다. 당시 일본에 핍박받던 역사도 직업별로 설명돼 있다.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과 경동을 중심으로 한 생활상 역시 주목할 만하다.

 

#화교들이 조상을 모시는 방법

'싼바다오와 화교 140년의 기록' 기획전시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초대형 '선세도(先世圖)'다. 조상들의 초상화를 한 폭에 담아 제사를 지내기 위한 용도의 그림인데, 중구시설관리공단은 1850년~1900년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교의 선세도를 소장하다가 이번에 시민들에게 공개했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울 정도의 큰 규모에 총 196명이 그려졌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남성 위주의 조상을 모시는 동양의 풍습과 다르게 이 선세도에는 여성과 남성의 비율이 절반씩이다.

이 유물을 통해 명·청나라 시대의 복식을 한눈에 보고, 일부 인물의 옷깃에 조상의 직위, 몇 번째 자손, 누구의 부인인지 등을 적어놓은 특이점도 발견할 수 있다.

중구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는 화교 140년간의 삶을 되돌아보고 귀한 선세 초상의 진품을 가까이서 접하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