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간의 조상과 침팬지와의 분리는 Miocene인 800만 년 전에서 50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이뤄졌다. 현생인류인 우리 호모 사피엔스의 기원은 10만 년에서 6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새로운 종이라고 보는 아프리카 기원의 완전 대체론과 한 곳에서 기원한 새로운 종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여러 지역의 집단 간 그들 고유의 문화와 유전자를 활발하게 교환하면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화했다는 다지역 연계설도 존재한다.

도구를 처음 사용했다고 알려진 구석기 시대는 선사 시대의 초기를 말한다. 이 때 돌을 깨서 만든 타제석기를 도구로 사용했다. 인류사의 거의 99.8%가 구석기 시대에 속한다. 인류의 발생 직후에도 자연석이나 나무 등을 도구로 사용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석기를 제작해 사용한 흔적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석기 시대 후기인 신석기 시대는, 돌을 갈아 만든 간석기와 질그릇을 도구로 사용하여 식량 생산 단계에 이르는 시기를 말한다. 인류사회는 구석기시대의 채집 경제로부터 신석기 시대의 생산경제로 발전하는데 이러한 생산 경제로의 전환은 인류 문화역사상 혁명적인 사건이다. 이와 같은 획기적인 우리 삶의 변화는 기후 조건이 오늘날과 같이 농업생산활동에 적합한 최적의 환경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청동기 시대에는 금속 제련을 통해 구리를 제련해 청동기를 만들어 사용하던 시대와 철기를 사용한 철기 시대로 연결된다. 오픈 액세스 통계 사이트 'Our World in Data (OWID)'에 따르면 대부분의 인류 역사에서 인구 증가의 속도는 비교적 느린 편이었다. 기원전 1만 년 전에는 400만 명이 지구에 살고 있었으며 서기 1000년까지 1억 9천만 명으로 증가했다. 그 후 1300년대에 발생한 페스트의 세계적 유행으로 세계 인구는 33~55% 감소한다. 그 후 1700년부터 1800년까지의 산업 혁명을 계기로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1927년 인구는 20억 명에 도달하고, 공중위생의 향상과 항생제 발견으로 평균 수명이 급격히 늘어나 1959년에는 30억 명, 1999년에는 60억 명으로 증가하였으며, 2023년에는 80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문명의 발달과 다양한 시공간적 변화와 인구수의 급속한 팽창은 우리의 삶의 형태와 의식을 수없이 바뀌게 하였다. 그와 같은 무수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리처드 도킨스가 쓴 이기적인 유전자를 보면 진화의 주체는 인간 개체나 종이 아니라 유전자이며 우리는 단지 유전자 보전을 위한 맹목적인 프로그램화된 기계에 불과하다고 한다. 프로이트의 제자인 융에 의해 제안된 이론을 근거로 마이어스와 그의 딸 브릭스가 창안한 MBTI를 보면 사람의 성격은 16개로 단순화하여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인간에 대한 고착화된 몇몇 이론에도 불구하고 최근 가상의 현실을 구현하는 메타버스의 세계로 인류가 진화를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한다. 신인류라고 하는 Z세대의 유튜브 이용율이 하루 79%로 다른 세대보다 10%이상 이용율이 높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보다 더 어린 세대인 10대의 주류는 이미 메타버스라는 개념의 제페토나 로블록스의 가상세계로 무대를 옮겨 가고 있다. 메타버스란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몸은 현실에 있지만 메타버스에 접속하면 현실처럼 체험할 수 있는 가상 공간이 열린다. 그 공간에서 개인을 형상화하고 도구를 제작하고 그 과정에서 상거래가 일어나고 유튜버와 같은 1인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문화의 흐름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DNA에 갇혀있는 호스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는 오늘도 어디론가 노마드처럼 흘러가고 있다.

/김창균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