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기록화 용역 최종보고회
“철거 후 자재 박물관 보관” 제안도

'건축물 보존이냐, 철거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에 대한 기록화 용역 최종 보고회가 열렸다. 이번 용역을 수행한 문화재 전문 건축사무소는 근대 문화재 유산으로 희소성이 인정돼 향후 보존을 위한 문화재 지정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부평구는 26일 오후 구청 중회의실에서 차준택 구청장과 전문가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쓰비시 줄사택 기록화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미쓰비시 줄사택은 일제강점기 군수공업 도시로 성장했던 부평지역의 대표적인 노동자사택으로 국내에 남아 있는 미쓰비시 제강의 유일한 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구는 지난 2019년 시비 포함 예산 1억4931만원을 투입해 미쓰비시 줄사택 4개동과 2호 사택 1개동에 대한 실측조사 및 역사적 고찰 조사 등을 주요 과업으로 하는 용역을 진행했다.

이날 인천일보가 입수한 최종 보고회 자료에 따르면 용역에 참여한 문화재 전문가 위원들은 '건축물 보존 및 활용을 위한 계획 수립 및 관련 절차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일부 위원은 미쓰비시 줄사택에 대해서는 '철거·해체 과정에서 자재 수집 및 정리 후 박물관 등에서 보존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문화재 전문 건축사무소는 향후 건축물 활용에 따른 추진 계획으로 ▲문화재 등록 지정 신청 ▲ 문화재 종합정비계획 수립 ▲도시재생사업 연계 추진 등을 제시했다.

현재 구는 지난해 문화재청의 미쓰비시 줄사택 보존 권고 이후 공영주차장을 조성하기 위해 추진한 줄사택 철거 계획을 보류하고 있는 상태다.

향후 지역 주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보존 여부 및 활용 방안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구의원 선정 문제 등을 놓고 민관협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미쓰비시 줄사택이 있는 부평2동 지역 주민들은 철거 여론이 우세하다.

해당 지역구 한 구의원은 이번 용역 결과에 대해 “지역의 근대문화유산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발주기관(부평구)의 의도에 반하는 결론을 용역업체가 제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오랜 기간 주차장 등 편의시설로 활용하기 원하는 주민들을 설득하고 공생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글·사진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