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화훼영농조합법인 김생원 대표]

허브농장 운영 중 폭우에 수몰
주민 등 복구 손길로 희망 찾아
지역사회 밀착경영·기부 앞장
“주변도시 연계 벨트 조성 목표”

“그동안 일궜던 농장이 수해로 한순간에 폐허가 돼 넋 놓고 있을 때, 주위의 도움을 받아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그때 저를 절망에서 일으켜 세웠던 이웃들의 은혜에 대해 조금이나마 보답하려고 합니다.”

어려울 때 받았던 도움을 잊지 않고 이제는 지역사회 발전과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어 주위에 박수를 받고 있는 광주시 화훼영농조합법인 김생원(56·사진) 대표이사.

김 대표는 30대 후반부터 광주시 용수리에서 허브 농장을 시작해 비지땀을 흘리며 농장을 키워 나갔다. 하지만 2011년쯤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이 일대가 전부 수몰되면서 김 대표 농장도 물에 잠겨 그동안 애지중지 키웠던 허브가 일순간에 전부 죽어 버렸다. 천재지변에 김 대표는 손을 놓고 망연자실했다.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정신을 놓고 있었습니다. 절망하고 있었는데, 공무원, 이웃 주민 등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와 수해를 복구해 주면서 '희망을 잃지 마세요. 힘을 내세요. 저희가 도와드리겠습니다'라며 저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의 위로에 다시 희망을 갖고 꿈을 꿀 수 있게 된 김 대표는 이전의 농사 방법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했다.

광주시와 농업기술센터 등을 통해 농업 정보를 터득하고 주위의 화훼 농업인들과 함께 화훼연구회를 조직, 화훼 농법에 대해 연구를 시작했다. 2015년 동유럽 연수를 갔다 온 김 대표는 그동안의 농업 방식을 다 바꾸고 선진 농업 경영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자신만 알던 우물 안 개구리식 경영에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지역에 있던 40여개의 화훼농가를 조직해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농사와 함께 화훼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김 대표는 회원들과 함께 토마토 축제, 도자기 축제 등 지역 축제에 참가해 지역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이런 노력이 지역사회에서 인정받게 됐다.

김 대표는 2019년 경기도 경영 CEO로 선정됐으며, 농림축산 장관상(화훼 부문)을 받기도 했다. 또 그는 전국 화훼협회 이사로도 활동을 하며 각종 규제로 낙후돼 있던 광주시에 화훼단지를 조성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좌절의 늪에서 주위의 도움으로 자리를 잡게 된 김 대표와 가족들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기부를 하고 있다.

“앞으로 광주시에 화훼 집하장을 만들어 하남시, 성남시, 이천시 등을 잇는 화훼 벨트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각종 규제에 묶여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광주지역 경제를 위해 화훼 벨트 조성을 꿈꿀 수 있는 것은 주위의 도움 때문이라는 김생원 대표는 미래를 위해 오늘도 희망의 꽃을 심는다.

/글·사진 광주=김창우 기자 kc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