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다시마 '헴분자' 가공 '푸드테크기업'
기존 콩고기 등 비용·시간·비건 한계 극복
맛·건강 최대 구현 한국 농식품의 새 기술
송도 입주는 '미래산업' 성장의 중요 발판
국내외 투자·합작문의 쇄도 '즐거운 비명'
▲ 김양희 HN노바텍 대표.
▲ 김양희 HN노바텍 대표.

송도국제도시에 둥지를 튼 인천 스타트업파크가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주목받으면서 이곳에 입주한 스타트업들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인천 스타트업파크에는 공공주도(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테크노파크) 육성스타트업 40개사와 민간주도(신한스퀘어브릿지) 육성 스타트업 37개사 총 77개사가 입주해있다.

이 가운데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품고 미래산업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스타트업 두 곳을 만나보고자 한다. 첫번째 주인공은 공공부문 지원을 받고 있는 푸드테크 기업 HN노바텍이다.

HN노바텍은 미역이나 다시마 등 해조류로부터 HEME(이하 헴) 분자를 얻어 다양한 육류 가공식품으로 활용하는 푸드테크업체다.

대체육류 시식회.
대체육류 시식회.

인천공항3K스타트업육성사업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스타트업파크 입주 기회를 얻었고, 식품기술 분야 스타트업 가운데에서도 분자추출 기술성과 비건시장 진입 확장성 측면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김양희 HN노바텍 대표는 "육류섭취가 비만 등 성인병을 유발하는데다 축산업이 지구온난화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채식주의 식습관이나 대체육류식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해조류로 만든 대체육류는 실제 고기맛을 최대한 구현하면서도 먹는 이들의 건강까지 고려한 한국 농식품만의 차별화된 새로운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세계 대체육류식품에 대한 시장 수요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육류대체식품 시장규모는 2018년 기준 46.3억달러(한화 약 5조 6300억원)를 기록했으며, 2023년에는 64.3억 달러(한화로 약 7조 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육류대체식품은 현재까지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로 만드는 식물성고기, 줄기세포 증식으로 만드는 배양육, 대체 단백질 곤충 제품 등의 방식으로 제조되고 있다.

대체육류 햄버거.
대체육류 햄버거.

김 대표에 따르면 이 가운데 콩으로 만든 육류는 단백질 추출 비율이 적고, 그 양을 부풀리기 위해 각종 첨가물 등을 사용해 맛과 건강에 한계가 있었다. 배양육의 경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데다 비건(채식주의자)은 먹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김 대표는 "미역이나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에서 콩보다 훨씬 많고 다양한 종류의 헴 분자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돼 사업으로 시작했다"며, "대체육류 성장단계에 진입한 해외에서도 해조류를 이용한 대체육류 기술은 아직 나오지 못했지만 우리가 그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수년간 식품회사에 몸담았던 김양희 대표가 창업을 결심하게된 배경에는 친환경 식품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김 대표는 "기업들은 나이든 연구원을 선호하지 않는다. 이때 대체육류에 대한 가능성을 엿봤고 강희철 기술이사와 함께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며, "기술개발 과정에 필요한 자본과 시간 등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종류의 식품과 약재들을 판매하면서 본업인 대체육류 개발에 힘썼고 4년만에 결과물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이후 HN노바텍의 기술력과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아 2019년 해양수산 미래기술 아이디어 공모전 대상(해양수산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다음해 디지털이노베이션(푸드테크 부문) 대상 수상, 국가대표 혁신기업 1000 선정,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상 수상 등으로 기술이 소개되면서 투자 문의도 빗발치게 이어졌다.

김 대표는 "현재 소고기와 닭고기 기술을 완성한 상태며 돼지고기는 개발중에 있고 향후 양고기와 오리고기도 개발할 계획이다. 헴 분자를 이용하면 가공방법에 따라 다양한 육류가공식품을 만들 수 있다"며 "헴 분자를 추출해 양산하는 공장이 올 7월말 완공되면 B2B로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체육류_샌드위치.
대체육류 샌드위치.

현재 싱가포르에서 합작법인 투자를 위해 매우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고, 국내와 중국에서도 투자협의가 계속 진행중이다. 김 대표는 우수 인재 영입과 해외 합작법인을 통해 해외 공장을 설립하고 한국의 대체육류기술을 알리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헴 분자만 1일 10t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궁극적인 목표는 대체육류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추후에 자금여력이 커지면 두부와 우유, 어묵, 밀가루 등 대체식품 소재기업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천 스타트업파크에 입주하게 된 것은 그 과정에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며, "해조류 기반에 생선연육을 활용하는 우리 기업이 성장하는데 인천 스타트업파크는 지역 원자재를 들여오기가 용이하고 판로개척과 마케팅에도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며, 시설과 접근성이 우수해 업체미팅과 국내외 영업 마케팅, 대외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나영 기자 creamyn@incheonilbo.com·사진제공=HN노바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