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 보도로 시작된 인천교육청의 교장공모제 문제 유출 비리가 경찰 수사로 넘어갔다. 도성훈 교육감의 최측근 정책보좌관 A씨와 장학관 B씨가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면접시험 문제를 외부에 유출한 것이다. 이들은 현재 문책성 인사로 교육청 산하기관과 일선 학교로 발령받았다고 한다. 도성훈 교육감은 뒤늦게 인천시민에게 송구하다는 말과 함께 향후 수사 결과 위법행위가 최종 확인되면 관련자에 대해 단호하고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 했으나 의혹은 끝도 없이 불거지고 있다.

 

터질 것이 터진 예견된 참사

인천교육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되었는가? 많은 이들이 도성훈 교육감의 현 인천교육 운영방식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새로운 교육 어젠다 제시와 제도 개혁 등 진보교육감다운 고민보다 안정적인 교육감 재선을 위한 주요 요직에 자기 사람 심기가 도를 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청 인사 시즌마다 있던 원칙 없는 제 사람 심기, 교육감 보좌관의 교장 발령 및 여러 곳의 내부형 교장공모제 파행 운영, 교육청 보좌관과 친교육청 인사들이 주요 멤버로 있는 학부모단체 문제 등은 이미 인천교육계에 파다한 소문이었다. 이번 인사 비리는 참담한 일이지만 터질 것이 터진 예견된 참사라는 것이 공통된 견해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불통과 권력 장악에 점철된 교육감과 인천교육청의 문고리 권력 보좌관들이 있다.

이번 인사 비리가 있기 전부터 교육감의 최측근 보좌관들이 교육청의 각 과와 주요 인사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교육청의 각 부서는 어떠한 문제가 생기면 내부 토론과 논의를 통해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3층의 보좌관실로 향한다. 보좌관들이 모든 권력을 틀어쥐며 생기는 책임 회피와 자율성의 부재가 꽤 오랜 시간 이어지고 있으며, 교육행정 각 과의 정책 결정력과 자발성은 현저히 감소되고 다시 보좌관으로 권력 집중이 이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내부형 공모제 문제 유출 비리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천교육계에서 오랫동안 요구해 온 평교사 교장공모제의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을 위한 학교 선정 기준 마련과 공개 요구는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신 일선 학교와 지역교육지원청을 압박하여 교육청의 코드에 맞는 사람을 교장으로 내려보내는 것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도성훈 교육감과 그 주변 보좌관들에게 교장공모제는 교육현장의 문제를 파악하고 의견을 수렴하여 학교혁신과 교육혁신을 이루고 더 나은 교육정책을 펼치는 제도가 아니라 자신들의 뜻대로 행정을 처리하여 결국은 재선에서 주요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자기편 심기가 목적이었던 것이다.

 

'9등주의' 현 인천교육을 극복하고 진보교육의 새 장을 다시 열어야 한다

필자는 도성훈 교육감의 인천교육 운영을 '9등주의'라는 말로 표현한다. 새로운 교육의제 제시와 불평등 교육 해소 정책 등 이슈 파이팅을 통해 대전환의 교육체제를 열어갈 선두에 서는 것은 인천교육청의 관심 분야가 아니다. 오로지 요직에 자신의 사람을 심어 분란 없이 교육행정을 유지하며 17개 시도교육감 중 중간인 9등을 유지해 교육감에 재선하는 것이 인천교육청이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그러나 '9등주의'자에게 주어지는 것은 중간이 아니라 꼴찌의 결과라는 것을 월례 시도교육감 직무수행 지지도와 교육감 2주년 중간평가 등에서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참담한 인사 비리와 낙제점에 가까운 현 인천교육의 비극는 결국 여기에서 연유한 것이다.

우리 아이들을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키우고, 인천시민들이 전 생애에 걸쳐 안전하게 배우고 성장하는 새로운 교육생태계를 만들어갈 본질적인 교육 개혁과 제도 개선, 교육불평등 해소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전환의 시대를 맞을 우리 교육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 등 진보교육이 이루어야 할 시대적 과제는 아직도 막중하다. 오늘의 썩어빠진 인천교육청의 문고리 권력에게 더는 이러한 역할을 맡길 수 없음이 확인되고 있다. '9등주의' 현 인천교육을 극복하고 진보교육의 새로운 장을 다시금 열어나가야 한다.

 

/심준희 인천서흥초등학교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