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황사 공습 '답답한 봄'
출근길 시민 중무장 속 발걸음
코로나 장기화 겹쳐 불편 가중
시, 대기환경 개선작업 안간힘
수도권기상청 “오늘까지 영향”
▲ 중국발 황사가 예보된 16일 인천시청 재난상황실에서 재난상황과 직원들이 황사에 대비해 인천지역 기상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코로나19에 황사까지 답답한 봄이네요.”

16일 오전 인천 서구 한 버스정류장. 중국발 황사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예보된 가운데 시민들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일터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전날부터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출근길부터 단단히 채비했다. 김모(41)씨는 “이전까진 화장 때문에 일회용 마스크를 한번 사용하고 버렸는데 오늘은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해서 KF94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며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는데 언제까지 써야 할지 몰라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1년여간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했던 시민들은 중국발 황사까지 겹치자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는 등 답답한 하루를 보냈다. 수도권기상청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14일과 15일 중국 내몽골고원과 고비사막 등에서 발원한 황사가 바람을 타고 남하하면서 이날 오전 6시 백령도에서 처음으로 관측됐다. 가장 먼저 황사의 영향권에 들어간 백령도의 경우 오전 10시 기준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153㎍/㎥를 기록했다. 인천지역도 164㎍/㎥를 기록하며 미세먼지 나쁨 수준을 보였다.

미세먼지로 뒤덮인 하늘은 산책과 운동을 즐기려던 시민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했다. 공원 등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모(38)씨는 “강아지 산책 때문에 잠깐 공원을 나왔는데 미세먼지 때문인지 목이 따끔거려서 빨리 집으로 귀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황사가 와도 외출을 하는데 불편을 못 느끼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부평구에 사는 60대 조모씨는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쓰는 게 습관이 되면서 황사가 와도 외출하는데 큰 불편이 없다”며 “대신 평소 쓰는 일회용 마스크가 아닌 KF94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말했다.

인천 환경 정책을 선도하는 조직인 '환경특별시 추진단'은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과 함께 대기환경 개선에도 힘을 쏟는다.

장정구 환경특별시추진단장은 “현재 인천지역 황사와 미세먼지는 중국 등으로부터 내려온 것이기 때문에 국제협력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며 “송도에 있는 국제기구와 앞으로 적극적으로 논의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도권기상청은 17일까지 황사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보했다.

수도권기상청은 “황사가 점차 약화되겠지만 한반도 주변의 기압계의 흐름에 따라 이후에도 약하게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아진·유희근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