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ESP와 맺은 'DMZ 생태보전' 업무협약 해지
경기도청 전경. /사진출처=경기도청 홈페이지
경기도청 전경. /사진출처=경기도청 홈페이지

경기도가 비무장지대(DMZ) 일대 생태계를 보전하고자 국제 환경전문기구(ESP)와 맺은 업무협약을 최근 해지했다.

도는 2016년 첫 협약 이후 ESP와 추진한 협력 사업이 사실상 없어 해지 통보를 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ESP 측은 사전 논의 없는 일방적 통보라며 반발한다.

15일 도에 따르면 2016년 9월23일 ESP와 DMZ 일대 보전을 위한 생태계 서비스 활용 업무협약을 맺었다.

ESP는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모든 혜택을 뜻하는 개념인 생태계 서비스를 널리 알리는 국제 환경전문기구다. 2008년 네덜란드에 설립했다. 90개 국가에서 2200여명이 활동 중이다.

이에 도와 ESP는 당시 DMZ 일대 생태계 보전 정책 발굴과 국제 프로젝트 공동 추진에 뜻을 모았다.

도는 그해 12월 파주 임진각 DMZ 생태관광지원센터에 ESP 아시아사무소를 만들어 제공했다. 이후 2017년 1월17일부터 사무 공간 관리를 경기관광공사에 맡겼다.

그러나 도는 '협약 이후 5년간 ESP 아시아사무소와 공동으로 추진한 협력 사업이 크게 없었다'며 지난 9일 해지 통보 공문을 보냈다.

원래 두 기관의 협약 만료일은 오는 9월22일이다. 도는 올해에도 공동 추진 사업이 없어 해지 통보 시기를 앞당겼다.

도 관계자는 “ESP가 DMZ 일대 생태계 보전 협력을 먼저 제안했다. 파주에 아시아사무소를 설치·제공한 것도 그 때문이다”라며 “그런데 5년 동안 도와 DMZ 생태계 보전과 관련한 협력 사업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해지 통보를 했다. 당시 맺은 협약(제6조)에도 6개월 전에 어느 한쪽이 서면으로 협약 해지를 통보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ESP 아시아사무소는 이에 반박했다.

2017∼2018년 도가 주최한 DMZ 포럼을 주관한 데다, 지난해엔 도와 함께 중국 동북 3성 우호림 조성 사업에도 참여했기 때문이다.

ESP 아시아사무소 관계자는 “충분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해지 통보가 이뤄져 매우 아쉽다”며 “특정 부서와 공동으로 협력 사업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 같은데, ESP는 경기도와 협약을 맺었다. 외교통상과 등 다른 부서와 협력 사업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도는 이 사안을 다음 달 열리는 도의회 351회 임시회 때 보고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심규순 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민주·안양시 제4선거구)은 “이런 게 바로 빛바랜 대외용 협약이다”라며 “좋은 취지였던 만큼 사뭇 아쉽다. 협약 내용과 지금까지의 추진 상황을 파악하겠다. 또 ESP 아시아사무소 측에도 사실관계를 확인해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